금융당국 '옵션 쇼크' 대책은 내놨지만…

옵션쇼크 10여일이 지나도록 사태 전말 파악 오리무중

조인강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국장이 22일 기자 간담회에서 옵션만기 쇼크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옵션 만기일 주가 급락 쇼크가 발생한지 10여일이 지났지만 금융당국은 아직도 사태의 윤곽조차 잡지 못하고 있어서 투자자들의 비난이 일고 있다. 당국은 “해외 자료를 확보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시일이 걸린다”는 입장이어서 사태 전말 파악은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금융감독당국이 국내 업체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강한 제재를 가하면서도 해외 투자자의 잘못된 매매 패턴에 대해서는 제대로 대응을 못하는 ‘절름발이 감독 행정’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22일 ‘11월 옵션만기일 증시 급락 관련 대응방향’에 대해 발표하며 이번 만기일에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과도한 투자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의 위법행위는 없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부터 금감원ㆍ거래소 합동조사팀은 외국인 대량매도 주요 창구였던 도이치증권의 서울지점을 대상으로 관련계좌의 주문과 계산주체, 매매동기 등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세조종행위가 있었는지, 대량 매도 정보를 사전에 이용하고 주변인들이 별도의 매매를 펼치는 선행매매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금융당국은 정밀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사에 필요한 경우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 다자간 양해각서(MMOU)에 의거해 외국 금융당국과 금융거래정보제공 등 조사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와이즈에셋자산운용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오는 24일까지 사고원인과 법령위반 여부를 집중적으로 확인해 잘못이 확인될 경우 신속한 제재절차를 통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사건이 발생한지 11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금융당국은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정의 금감원 자본시장조사1국장은 “이번 옵션 만기 관련 조사는 특별한 혐의가 있는 상황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궁금한 사항이기 때문에 조사에 착수한 것”이라며 “외국 기관들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조사가 올해 안에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반적인 조사기간(4개월)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당국과 협조해 조사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매도 주체가 최종적으로 누구인지 계좌를 일일이 추적해야 하기 때문에 만만한 조사가 아니다”라며 “최악의 상황에는 (불공정 거래가 실제 있었더라도) 혐의점을 찾아낼 수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옵션 만기 주가 급락에 대한 금융당국에 대처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 잃고도 외양간을 못고친다’는 비난과 함께 금융감독 시스템의 허점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른 제도에는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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