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불우한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준비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불황 여파 탓에 귀향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결혼을 서두르려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엇갈리는 모습들이 펼쳐지고 있다. 20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시작한 ‘2009 희망나눔캠페인’모금액이 이날 현재 1,9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7억원에 비해 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의 총 모금 목표액은 2,085억원으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기업 최고인 200억원을 냈고 현대ㆍ기아차, SK, LG, 포스코가 각각 100억원, 국민은행이 70억원, 신한금융그룹이 50억원, 롯데가 40억원을 기부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등 정유업계는 사회복지시설의 보일러 교체와 에너지효율화 사업 등에 사용해달라며 116억원을 기탁했다. 개인 기부로는 박조신 아름방송네트워크 회장과 개인사업을 하는 김영재씨가 각각 1억원, 오세훈 서울시장이 6,100만원, 앙드레 김이 5,000만원을 내놓았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www.11st.co.kr)는 23일까지 충남 태안의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연탄ㆍ의류 등을 전달한다. 이번 행사에는 11번가 임직원 70여명과 50여명의 고객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한다. 서울시 도봉구에서는 20~21일 구청에서 무료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한다. 도봉구 보건소 및 도봉병원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직접 나와 혈압ㆍ혈당ㆍ치매ㆍ우울증ㆍ체지방 등의 검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전북대도 설 명절에 외롭게 지낼 외국인들을 위해 23일 위문 행사를 개최한다.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나 공무원들은 썰렁한 분위기로 설 분위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한국전화번호부가 자영업자 1,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불황체감도가 92.5%에 달했고 60%가 설 귀성을 포기했다. 귀향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귀향 비용이 부담스러워서(41.3%)’가 가장 많았으며 ‘연휴가 짧아서(31.1%)’ ‘연휴 중에도 영업을 하기 때문에(18.4%)’ 순으로 나타났다. 관가에서는 연초부터 불어닥친 인사태풍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 공무원은 “국ㆍ실장급은 물론 과장급도 물갈이 설이 돌고 있다”면서 “도무지 일이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10년 전부터 사라진 명절 ‘상사방문’이 다시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한편 30대를 전후한 특히 미혼 여성들은 설을 앞두고 가족들의 재촉 등의 영향으로 결혼정보업체를 찾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결혼정보업체인 비에나래에 따르면 회원 남녀비중은 2007년도 53.8대 46.2에서 지난해 말에 45.9대 54.1로 여성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