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무역의 날] 지구촌 누빈 '수출역군' 한국경제 동력

[제37회 무역의 날] 지구촌 누빈 '수출역군' 한국경제 동력 2000년은 새 천년을 맞아 신무역시대를 시작하는 한 해였다. IMF 구제금융을 수출로 극복했었다면 올 한 해는 무역흑자 정착을 준비하는 시기였다. 기업과 금융권이 구조조정에 휘말려있는 동안에도 수출은 꾸준히 늘어나 경제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힘이 됐다. 특히 환율하락, 유가상승, 통상압력 강화 등 외부환경이 나빠졌음에도 불구 올해 무역흑자는 120억달러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내수가 늘어나면서 수입이 40%나 증가한 상황에서 발생한 무역흑자여서 의미는 더욱 크다. 이는 아프리카 오지에서 시베리아 벌판까지 누비면서 달러를 벌어들인 무역인들의 땀의 결과다. ◇수출ㆍ수입 모두 크게 늘었다=지난해 8.6% 성장한 데 그친 수출은 올들어 10월까지 24.5%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호황, 개발도상국의 경기회복 등 대외여건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반도체와 정보통신산업의 호황도 수출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수출은 3ㆍ4분기까지 매달 20~3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컴퓨터, 휴대용전화기, 반도체 등 정보통신ㆍ전자제품을 비롯 중화학제품이 31% 증가했다. 반면 경공업은 10.5%로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낮았다. 수입도 10월말 현재 39.5%나 늘어났다. 국내 경기 회복으로 지난해 28.4%가 증가한 데 비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39.3% 증가했던 자본재 수입은 올해 43.6%로 크게 늘어났다. 원자재는 38.2%, 소비재는 29.4% 증가했다. 용도별로는 수출용보다 내수용이 수입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ㆍ정보통신 제품 수출주도=올들어 10월까지 총수출이 280억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ㆍ휴대폰ㆍ컴퓨터 등 3개 품목은 128억달러나 늘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정보통신 산업의 세계적 호황으로 수요가 확대한 데다 기술력을 해외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설비투자 확대를 통해 공급능력을 꾸준히 늘려왔고 해외시장 개척활동도 활발한 것도 수출확대의 지름길로 작용했다. 특히 반도체의 효자역할은 무엇보다 돋보인다. 지난해 증가세로 반전한 뒤 10월까지 42.1%의 높은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64메가 D램이 개당 8.8달러까지 치솟고 128메가 제품도 18.5달러까지 올라 수출증대에 막대한 도움을 줬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폭락하면서 전체 수출까지 주춤하고 있다. ◇대부분 시장에서 분전=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25.9% 증가해 지난해(14.2%)보다 활기를 띠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수출도 23% 늘어 지난해 3.4%의 증가율을 크게 뛰어 넘었다. 특히 중동과 홍콩ㆍ대만 등 중화권에 대한 수출이 크게 신장했으며 중남미, 중동 등에서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동유럽은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8% 줄어들었다. 선진국에 대한 수출비중은 전체의 50.9%로 지난 98년 48.2%, 99년 50.7%에 비해 차츰 늘어났다. 10대 수출상대국은 미국, 일본,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영국, 독일,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미국, 일본, 중국의 비중은 지난해 41%에서 44%로 늘어났다. 특히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은 21.7%를 차지해 미국(21.5%)를 제치고 가장 비중있는 지역으로 부상했다. 인도네시아는 필리핀을 밀어내고 10위권에 들었다. ◇수입의존적 수출구조는 여전=수출이 늘어나면 수입이 같이 증가하는 산업구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특히 일본에 대한 적자는 10월까지 97억달러에 달해 99년 같은 기간보다 30억달러나 늘어났다. 올해 대일 적자는 100억달러를 넘어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원유가 인상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적자도 37억달러가 늘어난 68억달러로 나타났다.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인도네시아, 오만, 이란 등도 10대 무역적자국에 포함됐다. 한영수 무역협회 전무는 "수입이 늘어났지만 수출이 전체적으로 크게 증가해 흑자가 가능했다"며 "수출제품의 다양화, 수입의존적 구조 개선 등은 무역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고진갑기자 최형욱기자 입력시간 2000/11/30 18:21 ◀ 이전화면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