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사실상 타결 민노총 핵심…타사업장 영향 클듯 5일간 파업손실도 2,600억원 그쳐
입력 2004.07.01 17:52:57수정
2004.07.01 17:52:57
夏鬪 큰고비 넘겼다
■현대車 사실상 타결민노총 핵심…타사업장 영향 클듯5일간 파업손실도 2,600억원 그쳐
국내 핵심 대형 분규사업장인 현대자동차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불과 일주일 안팎의 기간 내에 임단협을 사실상 타결함에 따라 민주노총 계열 핵심 사업장들이 속속 정상근무체제에 들어가게 됐다. 현대차 노사협상 타결은 민주노총 계열 대형 사업장으로는 보건의료노조에 이어 두번째이고 기아ㆍ대우ㆍ쌍용차 등 다른 자동차회사 노사협상에도 긍정적인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속노조나 철도와 지하철노조로 구성된 궤도노조, 공공노조 등의 분규 가능성은 여전히 잠복돼 있는 상태지만 일단 민주노총 지도부가 '대화'를 표방하고 있고 산하 핵심 사업장들의 분규가 큰 파문 없이 진정되면서 큰 고비를 넘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또다른 노동세력인 한국노총이 핵심 조직인 금융산업노조를 활용해 한미은행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드러나듯 올 하투는 여전히 건너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
현대차 노조의 올해 협상타결은 5일간의 부분 혹은 전면파업으로 2,600억원의 피해를 낸 데 그쳤다는 점에서 지난해 47일 파업에 2조원에 육박하는 생산차질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회사측이 노조측의 주장을 과도하게 받아들이면서 타 사업장의 임금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매년 8~9%의 임금인상을 해주고 있지만 다른 업체들은 5% 임금인상도 엄두를 못 내고 있는 형편"이라며 현대차의 현재 임금인상 수준이 타 기업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현대차 노조는 당초 기본급 대비 10.48%인 12만7,171원 인상안과 순이익 30% 지급을 요구해왔다.
최종 타결내용은 당초 요구안보다는 축소됐지만 여전히 임금격차의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길 만한 수준이라는 게 경영계의 시각이다.
특히 1일자로 1,000명 이상 근로자 사업장에 적용하기로 돼 있는 '주5일제'와 관련, 회사측이 개정 근로기준법대로 월차휴가를 폐지하고 연차휴가도 축소해야 된다는 재계의 기존 주장과 달리 노조측 주장대로 휴가일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드러나 '선례(先例)를 따르는 다른 대기업 주5일제 도입 협상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측 인사는 "현대차 임금협상은 그간 우리나라에서 사용자측과 노동계의 대리전 양상을 보여왔다"며 "주5일제에 관한 다른 대기업 노사협상에서도 현대차 모델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울산=곽경호기자kkh1108@sed.co.kr
입력시간 : 2004-07-01 1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