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 구조개선 바람] "제3의 창업" 제지 인적 분할… 한솔그룹 내년 1월 지주사 체제 전환

조동길 회장

선우영석 부회장

한솔그룹이 주력회사인 한솔제지의 인적 분할을 통해 내년 1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재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28일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안을 승인할 방침이다. 이와관련, 한솔제지는 지난 8월 이사회에서 회사를 0.62대 0.38의 비율로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10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한솔제지 분할 신설법인의 주권을 상장 적격으로 확정했다. 분할 기일은 내년 1월1일로 투자회사인 가칭 한솔홀딩스의 분할 변경 상장과 사업회사인 한솔제지의 재상장일은 1월26일이다.

출범하는 한솔홀딩스는 자회사 사업관리, 브랜드 관리와 함께 투자사업만 영위하는 순수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된다. LG그룹의 ㈜LG와 비슷한 성격이다. 조동길(59) 한솔그룹 회장 체제 하에서 한솔홀딩스 대표는 선우영석(70) 한솔그룹 부회장이 맡게 될 전망이다.

지주회사는 2년 내에 상장 계열사 지분 20%, 비상장 계열사 지분 40%를 확보하고 상호출자를 해소하는 등 지주회사로서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또 순환 출자를 단계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한솔그룹은 한솔로지스틱스→한솔제지→한솔EME→한솔로지스틱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지주사로 바뀌면 지주사→자회사→손자회사의 3단계의 구조로 단순화된다. 신설되는 사업회사인 한솔제지는 기존의 인쇄용지·산업용지·특수지 등 기존 지류 제조업을 영위하게 된다.

한솔그룹은 지난해 4월 한솔제지와 한솔CSN(현 한솔로지스틱스)을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투자회사끼리 합병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 했으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한솔CSN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의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이슈가 없는 단순분할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주총에서 승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솔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는 내년 지주회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면서 제3의 창업을 선언할 계획이다. 1965년 설립된 새한제지공업이 한솔그룹의 모태로 삼성은 새한제지공업을 같은 해 인수해 3년 뒤 전주제지로 사명을 바꿨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한솔제지를 일단 분할해 지주사로 전환한 뒤 상장사 지분 20% 취득 등 2년 내에 행위제한요건을 해소할 방침”이라며 “그룹이 창립 반세기를 맞이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투명하면서도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확립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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