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는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는 골든볼 트로피를 받아 들고도 끝내 웃지 못했다.
메시는 14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 최전방에 섰지만 득점하지 못하고 독일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경기 뒤 메시는 주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대회를 마무리하게 돼 슬프다. 우리는 이보다 나은 결과를 낼 자격이 있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골든볼은 소용없다. 오직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것만 생각했다"면서 "연장전 마지막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패배하게 돼 아프다"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메시는 월드컵 우승을 빼고는 축구선수로서 이룰 것을 모두 이뤘다.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4년 연속 수상했다. 소속팀에서는 거의 매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컵과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도 경험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앞선 두 차례 월드컵의 불운을 깨끗이 씻어내는 듯했다. 그러나 16강 토너먼트로 올라오면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특히 결승전을 앞두고는 우승컵에 입 맞추면 그의 우상이었던 디에고 마라도나를 뛰어넘은 셈이라는 평가도 나왔지만 결정적인 '한방'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콜롬비아의 '신성'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는 팀이 8강에서 탈락했음에도 6골을 터뜨려 독일의 토마스 뮐러(5골·바이에른 뮌헨)를 제치고 골든부트를 차지했다. 8강 탈락 팀에서 득점왕이 나온 것은 1986 멕시코 대회의 게리 리네커(잉글랜드) 이후 28년 만이다. 어느 때보다 골키퍼 경쟁이 치열했던 가운데 최우수 골키퍼상인 골든글러브의 영예는 챔피언 독일의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