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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정관장 제품은 비타민 같은 일반 건강기능식품보다 20~30% 비싸게 팔아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충남 부여군 KGC인삼공사 고려인삼창에서 만난 일본기업 메이지의 타나베 타모슈 건강식품 마케팅 과장은 "KGC인삼공사의 정관장 제품은 일단 먹어보면 재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한국 최고 6년근 인삼의 우수성을 일본 판매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해 고려인삼창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타나베 과장은 38명의 일본 드럭스토어 판매직원들과 함께 고려인삼창을 견학했다. KGC인삼공사의 제품은 일본에서 의약품으로 분류되며 메이지가 현지 1만 7,000여개 드럭스토어에 판매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고려인삼창의 일본수출 전용시설에서 생산하는 홍삼드링크 '활삼28'을 비롯해 환 제품 등을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일본 외에도 중국, 대만 등 세계 45개국에 500여종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해외에서 89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고려인삼창은 약 18만㎡(5만 6,000평) 부지에 7만 6,000㎡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홍삼제조공장이다. 한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기관으로부터 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 기준 인증을 획득한 이곳은 연간 8,000여톤의 인삼으로 뿌리삼 및 홍삼 가공제품을 제조한다.
한국 홍삼이 'K푸드'의 대명사인데다 세계 곳곳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으면서 고려인삼창을 찾는 외국인들도 서서히 늘고 있다. 올해 이곳은 1,600여명의 외국인이 다녀가 한국 홍삼을 알리는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우리나라의 특허청 격인 중국 지식산권국ㆍ공상행정관리국 공무원들이 방문했고 이달 말에는 중국 신화통신사 기자들의 방문이 예정돼 있는 등 각계각층의 외국인들이 찾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고려인삼창 건물에 들어가 보니 맨먼저 인삼 특유의 달착지근한 향이 후각을 자극했다. 이곳에 반입된 인삼은 고압ㆍ초음파세척기로 흙ㆍ먼지 등 오염물을 제거하는 '세삼' 공정, 인삼 굵기에 따라 온도ㆍ시간ㆍ압력을 맞춰 수증기로 쪄내는 '증삼' 공정을 거친다. 세삼 공정을 마치고 증삼 공정에 들어간 인삼들이 저마다 뽐내듯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영은 고려인삼창 과장은 "인삼은 열과 압력에 민감해 증삼 조건에 따라 주요 성분인 사포닌 함량이 달라지게 된다"며 "고려인삼창은 사포닌을 비롯한 각종 영양 성분들을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으로 증삼 공정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건물 옥상에는 인삼들이 서늘한 가을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쭈글쭈글해지고 있었다. 15~20일 동안 인삼을 자연 건조하는 과정이다. 이후 선별실로 들어온 인삼들은 20~30년 경력의 숙련된 직원들에 의해 일일이 외형, 향, 조직치밀도 등 다양한 특성을 감안한 선별 작업이 이뤄진다. 뿌리삼으로 상품성이 있는 인삼과 농축액ㆍ캡슐ㆍ환 등 가공제품에 사용할 인삼으로 구분하려면 수작업이 필수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품 포장 과정도 반도체 기업 못지 않은 수준으로 엄격하게 관리된다. 뿌리삼과 가공제품을 용기에 담는 작업공간들이 모여 있는 청정실에 들어가기 위해 반도체 제조기업에서 사용하는 일체형 청정방진복과 위생화, 위생모, 마스크를 착용하고 두 차례에 걸쳐 손을 소독한 뒤 집진매트와 에어샤워실까지 거쳐야 했다.
이종희 KGC인삼공사 과장은 "해외에서도 인정 받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원료 재배부터 생산,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에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