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에 800억투자 자금난 가중/한주통산 부도원인

◎의류브랜드 무리한확장 화불러18일 최종부도처리된 한주통산의 박세영 회장은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의 비상임이사(소액주주 대표)이다. 은행들이 이제 자행의 비상임이사가 대표로 있는 회사조차 경영내용이 부실할 경우 가차없이 부도처리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처지에 놓여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주통산의 부도는 지난 91년 인수한 한주제지가 지난 16일 최종부도처리되면서 예고되었다. 지난해 8백억원을 투자한 한주제지가 부도를 내면서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은 더이상 한주통산을 살릴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주통산은 이에 따라 조만간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다. 스포츠브랜드 엘레쎄로 유명한 한주통산의 전신은 대우그룹 창업공신으로 (주)대우사장까지 역임했던 박세영 회장이 지난 82년 국제그룹 해체당시 인수한 조광무역. 한주통산은 87년 한주식품(돈육가공업)을 분리하고 91년 한주제지와 한주화학을 인수한데 이어 95년 「스피도」로 유명한 영국의 수영복메이커 팬틀랜드사와 합작으로 한주팬틀랜드를 설립하는 등 경영다각화에 나섰다. 한주통산은 그러나 의류시장 불황에도 불구, 의류 브랜드를 14개로 늘리고 한주제지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어왔다.<이형주·권구찬·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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