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롤

`국내 계측기 시장의 자존심을 지킨다` 납품심사가 까다로운 원자력발전소와 한국전력에 설치되어 있는 검사장비를 꼼꼼히 살펴보면 하이트롤(대표 김봉구)의 레벨계(Level Meter) 및 유량계(Flow Master) 등의 계측기를 발견할 수 있다. 지난 75년 설립되어 30년 가까이 계측기기만 개발ㆍ생산하고 있는 하이트롤은 300여개에 달하는 아이템을 가스공사 및 수자원공사, 주택공사 등 정부기관과 대기업에 공급한다. 일본, 독일 등 해외업체들이 속속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계측기 기술의 우월성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롤은 올해 60억원의 매출을 겨냥하고 있고,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소문을 듣고 독일 굴지의 계측기 회사가 10% 지분참여를 제의한 상태다. 김 사장은 “발전소에 생산품의 50% 이상을 공급할 정도로 높은 품질력을 인정 받고 있다”며“대만 원자력발전소와도 200만달러의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진출도 추진하는 등 올해는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롤은 지난 86년 다국적 계측기기 회사인 독일의 엔드리스하우저사와 외자유치 및 기술제휴 관계를 맺었고 이후 선진기술을 쌓아나가기 시작했다. 93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원자력발전소 울진 3, 4호기에 `Q클래스` 레벨계와 유량계를 공급했고, 96년에는 신기술인증(NT)과 품질인증(EM)을 잇따라 획득했다. 특히 99년에는 원자력발전소용 열전달 질량유량계를 국내 처음으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개발에 성공했을 뿐더러 2001년에는 신기술 실용화 촉진대회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계측기 국산화가 이루어지면서 연간 30억원 이상의 수입대체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현재 KEDO, 신고리 1ㆍ2호기, 신월성 1ㆍ2호기에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인정 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만 룽만 원자력발전소 1ㆍ2호기에도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롤은 97년에만 해도 매출 규모가 120억원을 넘어서고 직원도 120명에 달했지만 IMF 경기침체와 독일 파트너와의 결별로 매출이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 김 사장은 “조직을 슬림화하면서 연구개발에 전념, 전체 직원 60명중 15명이 부설연구소에서 R&D에 매달리고 있다”며 “앞으로 10년간 건설되는 발전소 신규 건설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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