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을 만드는 사람은 마음이 착해야 합니다”
연세대학교 재단의 9개 수익사업체를 운영하는 `대학 경영인`이기도 한 연세우유의 최기준(69) 상임이사는 “ 나 자신과 내 가족, 이웃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 없이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한다. 식품업체 종사자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기본 생각에 더해 최 이사에게는 “ 세브란스 병원의 환자식으로 납품되는 만큼, 약간의 문제도 발생해선 안된다”는 사명이 얹혀진다. 대학이 운영하는 브랜드라는 사실은 연구ㆍ개발과 공신력 면에서 큰 플러스 요인임과 동시에 큰 부담인 것이 사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능률협회가 선정하는 대한민국소비자안전대상 3년 연속 수상이라는 최근의 `경사`는 “당연한 귀결”이라고 최 이사는 자부한다. 식품안전 검사를 받을 때면 “이 곳이 연구소냐, 공장이냐”는 질문을 받을 정도라며, “공장 위생관리는 상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라고 그는 강조한다
앞으로는 제품 품목을 한층 다양화하고 대학의 연구력이 뒷받침하는 신기술을 제품 개발에 적극 응용해 매출 확대에도 힘을 실을 계획. 현재 1,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오는 2006년까지 2,000억까지 늘린다는 성장 목표를 담은 5개년계획 `연세비전 2006`을 지난해부터 실천 중이다. “현재는 두유 제품만 시중 판매가 되고 있지만, 방문 판매만 이뤄지는 흰 우유도 언젠가는 시판을 하게 될 것”이라고 최 이사는 설명했다. 바나나 우유 등 가공 우유 출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최 이사에게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한 듯하다. “이윤을 추구하는 영업면에서는 가공우유를 내놓을 수 밖에 없지만, 우유는 순수한 흰 우유를 제공하는 것이 옳다”는 것. “식품은 기호품이 아닌 식품으로 남아야 한다”는 것이 지난 78년부터 연세우유와 인연을 맺어 오늘날까지 25년여 동안 유업계에 발을 담가온 최 이사의 지론이다.
연세우유는 그가 운영하는 9개 사업체 가운데 하나. “종업원들에게는 수익금이 교육에 재투자된다는 자부심이 있다”는 최 이사는 현재 3,000억원 규모인 재단 수익매출을 1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려 거의 평생을 같이 해 온 학교를 선진대학 반열에 올려놓는다는 포부로 추운 날씨에도 한 달에 수 차례는 아산의 우유공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