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담회】기로에 선 야당… 어디로 갈 것인가

야당 좌담회 참석한 이학영 의원/권욱 기자

야당 좌담회 참석한 최진 경기대 교수/권욱 기자

야당 좌담회 참석한 이언주 의원/권욱 기자

→5편:보수와 진보·중도, 어디로 가야하나?

대담=안의식 서울경제신문 정치부장(사회)

참석자=△이언주 새정치연합 의원 △이학영 새정치연합 의원 △최진 경기대 교수

△사회자=보수와 진도, 중도 등 노선 문제에 대한 논란도 많다. 어떻게 방향성을 정해야 하나?

△최진 교수=예전 후쿠야마라는 학자가 이데올로기의 종언이라고 했다. 보수와 진보, 계파 등의 문제는 국민 입장에서 화나는 문제다. 특히 계파 문제는 최대한 자제해야 할 문제다. 앞서 감성시대라고 얘기를 꺼냈지만 이 감성시대의 기저에는 경제가 제일이라는 경제 제일주의가 깔려 있다. 경제가 중요하지, 정치적 공방은 중요하지 않은 문제다. 세계 모든 시대가 경제중심시대로 흘러가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정치환경에서 보면 여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여당은 정부를 통해 경제를 조정할 수 있는 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이게 없으니 말로 설득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새정치연합은 이것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정치 중심주의로 흘러가는 게 아닌가. 국민에게는 자신들의 살림살이와 무관한 문제만을 놓고 자기들끼리 싸우는 모양새다. 결국 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에서 계파 청산 선언이라도 한다는 그런 각오로 나서야 한다. 물론 언론이 부풀린 감도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보다 심한 것은 맞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집권 여당인 만큼 계파 문제가 더 커야 하는데 야당이 더 심하다는 것은 한번 곱씹어볼 일이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나쁜 정치보다 무서운 게 미운 정치인데, 새정치연합이 미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본다.

△이언주 의원=공직자로서의 사명감, 공익이라는 문제에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정치라는 것이 당 전체의 이익, 또는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활동이다. 이 같은 공익과 자리만을 유지하고 의원직을 유지하려는, 당내에서 권력을 유지하려는 사익과의 충돌이 생길 때 공익을 추구해야 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계파라는 것이 공천권과 당권 등의 이해관계로 인해 결성된 것이 아닌가? 이 같은 이해관계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얻어야 하지만 경쟁에서 불안해 계파를 만들어서 뭉치고 한쪽의 계파가 생기면 또 다른 계파가 생기는 구조로 나아간다. 여당에서 이 같은 계파 갈등이 두드러지게 보이지 않는 것은 대통령이라는 아주 강력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여당 역시 대통령 임기 말이 되면 강력한 리더십 부재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른다. 결국 의원들은 계파를 통해 집단을 만들고 이후 공천권을 보장받으면서 당권을 밀어주는 담합 구조가 형성된다. 계파 갈등의 본질은 이것이고 참 부끄러운 일이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계파 청산을 선언한다더라도 이 같은 정치 담합의 악순환은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천개혁만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공천 개혁의 하나의 방법으로는 회사에서 이사회 의사록을 공개하는 것처럼 공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비례대표도 공직인데 투명한 기준이 없다. 당권에서도 보면 결국 지역위원장 싸움이다. 지역위원장을 많이 확보하면 이 지역위원장이 당 대표 선출 권한을 가진 대의원을 선출하고 이 대의원이 결국 당권을 결정한다. 당 대표 선출도 이런 악순환 고리가 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반 당원들이 참여할 방법을 마련해준다면 훨씬 객관성이 담보될 것이다.

△이학영 의원=이언주 의원이 현실을 적나라하게 말씀하셨다. 정치인들은 공익적인 목적을 쫓아야 하지만 자기 지위를 지속시키고 싶어하는 욕망이 높다. 원 외에도 정치 지망생과 현역 의원들을 경쟁시킬 수 있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밑에서는 경선을 통해서 올라오고, 한번 정해놓은 룰은 지켜나가는 의지도 수반돼야 한다. 계파 문제를 오히려 정책 성향이 비슷한 의원들끼리 양성화시킨다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남북문제에 적극적인 계파, 기업 정책에서도 성장 중심이냐, 분배 중심이냐로 나뉜다면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면서 올곧은 방향으로 당이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정책 경쟁이 일어나고 계파가 자리를 보전해주는 게 아니라 당을 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내에서 이 같은 문제를 토론에 부쳐 공론화하고 싶다.<→6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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