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사설] 올 노벨경제학상 업적 정책결절 참고할만
올해 노벨상 위원회는 그 공로가 이론의 여지없이 실용적이고 유용한 2명의 경제학자들에게 새천년 첫 경제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제임스 헤크먼과 다니엘 맥패든은 정책결정자들이나 사업가들이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왔다.
왜 사람들은 닛산, 폴크스바겐 또는 도요타 대신 포드 자동차를 구매하는가? 자녀와 떨어져 혼자 지내는 부모들이 직업을 얻을 경우 그들의 적정수입은 얼마로 책정돼야 하는가? 대학졸업장의 가치는 얼마인가?
최근까지도 정책결정자들은 입안의 근거를 인간의 충동적 본능, 핵심집단 또는 이들간의 단순 상관관계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통계수치는 인과관계 정립의 어려움 때문에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헤크먼과 맥패든은 이런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성공적으로 제시했다.
맥패든은 인간의 선택을 분석하는데 경제학이론의 통계기술을 적용시켰다. 예를 들어 자가용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치러야할 교통비 보조금 등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 또 소비자들이 비슷한 제품 중에 특정상품을 구매하는 원인에 대한 통계적 분석도 가능해졌다.
실제 인간생활에서 변수들을 통제한 실험은 불가능하다. 일란성 쌍생아 가운데 한 명은 담배를 피게 하고 다른 하나는 금연을 시킬 경우 흡연의 영향력을 가장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인권침해 등의 논란을 불러올 것이며 현실적으로도 달성하기 어렵다. 제임스 헤크먼의 공로는 이런 실제적인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해크먼은 정부가 국민들에게 노동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감세정책을 내놓을 때 실업자들이 원하는 적정 임금수준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때 단순히 근로자들의 임금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왜냐하면 근로자들은 기술력, 신념, 성격 등에서 실업자와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헤크먼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일반적 기법을 발전시켜왔다.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의 학문적 성과는 통계가 조작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중하게 활용되야 하지만 모든 정책결정자들이 참고해야만 한다.
<파이낸셜타임스 10월 12일자>
입력시간 2000/10/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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