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시장 판도 급변할 듯

방송委 채널정책 운영방안 확정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의 방송채널정책 운용방안이 26일 확정됨에 따라 기존 방송 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전망이다. 시청자들로서는 일단 지금보다 더 많은 방송 선택권을 갖게 됐으나 자칫 방송 사업자들의 경쟁 여하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우선 현재 140여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스카이라이프는 연말 목표치를 17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방송계의 화두인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이미 2002년 개국 당시부터 서비스해 온 스카이라이프로서는 아직까지 아날로그 방송 중인 케이블TV보다 일단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그러나 저가형 케이블 상품들과 스카이라이프와의 승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현재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80% 이상은 8,000원 이하의 저가형 상품이 점유한 상황. 유료방송 시장이 열린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바뀌지 않은 ‘방송은 공짜’라는 일반 시청자들의 인식을 뛰어넘는 게 가장 큰 숙제다. 이는 스카이라이프 뿐 아니라 향후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도 가장 커다란 과제다. 디지털 전환에 따르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아울러 향후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가 실시됐을 때 지금과 같은 저가형 상품으로 승부하는 건 자칫 케이블의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양질의 콘텐츠 제공과 초고속 인터넷 상품ㆍ쌍방향 방송 등의 서비스 개발에 힘써야 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iTV는 97년 개국 이후 최대의 경사를 맞게 됐다. SBS와 수신지역이 겹쳐 다른 지역민방과 달리 ‘울며 겨자먹기’로 100% 자체 편성을 해 왔던 iTV는 전국 유일의 역외 재송신 지상파 방송이 됐다. 서울 입성으로 내년부터 수백만의 시청자를 확보하게 된 iTV가 당장 광고수입이 많이 늘어나는 건 아니지만 채널 이미지와 인지도가 높아져 프로그램 제작 등에는 힘이 실리게 됐다. 일단 채널 선택권은 SO들이 쥐고 있지만 98년 박찬호 경기 중계권을 따낸 뒤 시청자들의 요구로 많은 SO들이 iTV를 상품에 편입시켰던 전례를 봤을 때, iTV의 향후 성장 전망은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 달려있다는 게 방송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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