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우정의 대결을"

女탁구·남녀축구 등 메달건 승부 불가피

'메달을 건 우정의 대결을 펼치자.' 도하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남북 선수단이 각 종목에서 벌일 맞대결이 관심거리다. 3회 연속 종합 2위 달성을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참가하는 일부 종목에서 남북대결을 피할 수 없다. 가장 눈길을 모으는 종목은 세계 정상급 실력을 자랑하는 여자 탁구. 예선리그 C조에 속한 한국은 조 1위를 사실상 확정하며 8강행 티켓을 얻어 A조 1위가 확실한 북한과 준결승(2일)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2002년 부산대회 때 결승에서 중국을 꺾는 돌풍을 일으켰던 북한이 톱시드를 받아 한국이 8강 관문을 통과하면 북한 또는 중국과 맞붙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정화 여자대표팀 감독이 활약하던 지난 91년 바르셀로나 월드컵까지 북한에 상대전적 8승4패의 우위를 점했지만 이듬해 칭다오 그랑프리 패배를 시작으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준결승 패배까지 10년간 7연패의 부진에 허덕였다. 지난 4월 브레멘 세계선수권 단체전 5~8위 결정전에서 3대1로 승리해 상대전적 10승10패의 균형을 맞춘 상태다. 남녀 축구에서도 남북대결이 예상된다. 여자는 오는 7일 예선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외나무다리 대결을 벌인다. 객관적 전력에서 아시아 최강을 자랑하는 북한이 한 수 위지만 한국 선수들도 승리를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남자 축구에서는 예선 F조 북한이 일본을 꺾고 8강에 오른다면 B조 1위가 유력한 한국과 10일 준결승전을 갖게 된다. 이밖에 여자 유도 78㎏급에서 한국의 이소연(포항시청)과 북한의 김련미가 나란히 출전하고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는 한국의 간판 진종오(KT)와 북한의 김현웅, 김정수와 금메달을 다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