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계열로 편입된 지 10년째를 맞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올해 들어 국내 조선업계에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의 NOL사가 발주한 10척의 컨테이너선 수주 경합에서 조선업계 '빅3' 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을 따돌리고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15일 싱가포르의 NOL사가 발주 추진 중인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 수주를 위한 LOI를 체결했다. 더욱이 이번 LOI체결은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체결하면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이번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은 최소 1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10척의 금액을 감안하면 한 번 계약으로 1조원이라는 초대형 수주가 가능해졌다. 게다가 규모가 큰 컨테이너선 수주여서 앞으로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 전망도 밝아졌다는 평이다. 이 같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초대형 LOI 체결은 현대중공업과의 협력 관계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보인다. 현대삼호중공업은 1999년 옛 한라중공업 시절 현대중공업이 채권단으로부터 위탁 경영을 한 이후 2002년 결국 인수했다. 독은 2개에 불과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선주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의 실제 계약은 현대삼호중공업이 체결하는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해양설비 등 고부가 위주로 수주하고 일반 컨테이너선 등은 현대삼호중공업이 계약하도록 한다"며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현대삼호중공업이 계약한 것은 선주사들이 현대중공업과 동일한 기술력을 가진 회사로 인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올해 수주 규모는 16척, 금액으로는 12억달러다. 지난 한 해 동안 수주한 금액은 20척, 11억5,000만달러로 올해 수주한 금액이 이미 지난해 전체 수주 금액을 웃돌기 시작했다. 15일 체결한 LOI가 실제 수주로 이어질 경우 올 수주금액은 26척, 22억달러에 육박할 정도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인수하기 전인 2001년 수주금액(7억8,000만달러)과 비교할 때 이미 4배를 넘어선 규모다. 국내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은 국내 대형 3사만이 그동안 수주한 규모로 선주사들이 중소 조선사에 발주하는 것을 꺼리는 초대형 선박"이라며 "특히 대형조선사를 따돌리고 LOI를 체결한 것은 현대삼호중공업이 앞으로 고부가 선박 수주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