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토평 떳다방 단속첫날] 모델하우스 다시 찬바람

『우리가 무슨 큰 잘못을 했다고 단속을 하는 겁니까. 정부도 부동산경기 살리려고 안달인데…. 따지고 보면 우리가 정부정책에 일조한 것 아닙니까』, 『구리 토평은 이미 끝났어요. 남은 물건이나 빨리 처분하고 용인지역으로 옮겨갈 계획입니다』검찰의 부동산 투기행위 단속방침이 발표 하루 뒤인 14일 낮 구리 토평지구 K사 모델하우스 앞. 30대 초반의 말쑥한 정장차림 젊은이가 간간이 모델하우스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붙들고 분양권 전매를 주선했다. 그는 연신 합동투기단속반이 들이닥치지 않을까 두리번거렸다. 지난달말 모델하우스에 들어가기 위해 수백미터씩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던 구리 토평지구 아파트 현장은 이날 완연히 파장 분위기였다. 지난 10일부터 구리시청과 남양주세무서, 경찰, 부동산중개업협회 등으로 구성된 합동단속반이 순찰을 강화한데다 검찰단속 방침까지 발표되면서 모델하우스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떴다방」들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20여명의 합동단속반은 4개조로 나눠 하루에 2~3차례씩 토평 주위 중개업소나 모델하우스 주변을 돌면서 불법전매행위, 이동중개업 등을 단속하고 있다.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중개업소도 울상이다. 계약일인 16~17일 이전의 전매는 불법이지만 미리 매매약속을 해놓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 그러나 단속반이 수시로 업소에 들어와 장부 등을 뒤적여보는 탓에 찾아왔던 고객들이 그냥 돌아가기 일쑤고 심리적으로도 큰 위축감을 느낀다는 것이 중개업자들의 하소연이다. 한 중개업자는 『수요자나 원매자 모두 정부에서 강력히 투기단속한다니깐 눈치만 살피고 있어 거래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의 단속』이라고 억울해했다. 아파트 프리미엄도 일부 한강이 보이는 평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D사의 34평형 경우 한강이 보이지 않는 평형의 프리미엄은 500만원. 떳따방들에 의해 3,000~4000만원을 호가했던(한강이 보이지 않는 쪽) S·K사 등의 대형평형도 2,0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요자가 없어 실거래가 안돼 더 떨어질 전망이다. 또다른 중계업자는 『분양권 전매를 믿고 이곳에 청약을 한 사람들중 한강이 보이지 않는 쪽에 당첨된 상당수가 청약을 포기할 것』이라며 『떴다방 등이 설치는 바람에 결국 건설업체, 수요자, 중개업소 모두 피해를 보게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이학인 기자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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