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금강산 사업 18일 출항 1년

반세기만에 뚫린 뱃길을 통해 14만명 이상의 남쪽 동포들이 북방한계선을 넘어 목놓아 불렀던 「그리운 금강산」을 밟았다. 실향민들의 애끓는 사연도 이어졌다. 지난 6월 서해 교전사태와 민영미씨 억류사건 탓에 한때 중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은 분명 한반도 분단 역사에 한 횟을 그었다. 또 서해안 공단사업 등 확대 일로에 있는 대북 경협사업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북 경협사업은 이질적인 사회체체로 인해 당장의 경제성을 담보할 수 없은 장기적인 투자라는 현실도 그대로 드러냈다.◇얼마나 다녀왔나=18일까지 1년동안 총 289항차를 운항하면서 수송한 관광객은 모두 14만1,323명에 이른다. 「금강호」 6만8,967명·「봉래호」 5만2,811명·「풍악호」 1만9,545명 등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50~60대가 전체의 46.1%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40대(18.7%), 30대(16.2%), 70대(7.5%), 20대(5.5%) 순이다. 10세 미만도 2.9%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절반을 넘는 52.7%를 차지했고, 지역별로는 서울(32.4%), 경기(18.5%), 울산(6.8%) 등이다. 월별로는 단풍이 절정에 이른 지난 10월 1만6,923명으로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금강산 관광객은 운항 초기 노년층 중심에서 점차 가족단위·신혼여행객·학계·공무원·종교·기업체 등으로 다양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대북사업은 아직 장기적인 투자다=하지만 현대의 금강산 관광사업은 대북 경협 사업에 아직 기업의 수익성 잣대를 갖다 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점을 다시 일깨워줬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사업 초기 단계인데다 국가적·민족적 사업이라는 차원에서 이익을 전제로 하는 기업의 전형적인 사업 보다는 남과 북이 한발씩 다가설 수 있는 통일 사업이라는 성격이 아직 짙다. 경제성 측면에서 대북 경협사업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금강산 관광사업 댓가로 1억9,000만달러를 지불했고, 공연장·온천장·부두시설 등에 1억33만달러를 투자했다. 모두 3억달러에 달한다. 반면 수입은 14만명의 관광객을 통해 올린 1,4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산술적인 계산으로는 1년동안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그러나 반세기만에 남녘의 동포들이 꿈에만 그리던 금강산에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그 값어치를 따질 수 없다. 또 남북한 대화의 물꼬를 터 공존 공영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는 엄청난 의미를 담고 있다. 금광산 관공사업을 단순한 수익성 측면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현대측은 『몇년동안은 투자 단계로 봐야 한다』며 『외국인 관광도 허용된데다 경제성을 갖춘 다양한 상품을 계속 개발할 예정이어서 수익성도 차츰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계획=현대는 지난 1년동안 구룡연·만물상·삼일포 등 3개의 관광코스를 개발·운영한데 이어 19일부터 동석동 코스를 새로 개장한다. 또 이날부터 금강산 온천장을 부분적으로 오픈하고 금강산 여관을 리모델링해 내년 상반기부터 관광객들을 선박이 아닌 뭍에서 묵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해상호텔·스키장 등도 짓고 해외투자유치 로드쇼를 벌일 계획이다. 현대는 내년까지 2억9,68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금강산 관광사업을 한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는 18일 금강산 관광사업 1주년을 맞아 장충체육관과 금강산 현지 등 남북한에서 동시에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김기성기자BST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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