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가 애플이나 구글처럼 성장할 유럽의 신생 정보기술(IT)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 나스닥을 본뜬 증권거래시장을 만든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LSE는 13일(현지시간) 고성장 기업들이 거래될 특별증권시장을 오는 3월 중 개장하기로 하고 관련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LSE 내의 '고성장 부문(High Growth SegmentㆍHGS)'으로 출범하는 이 시장은 자본금 3억파운드(약 5,051억원) 이상, 최근 3년간 연간 매출 성장률 20%를 기록한 유럽연합(EU) 소재 첨단 IT기업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탐사단계인 광물ㆍ자원개발 업체의 상장은 제한하기로 했다.
영국판 나스닥인 HGS의 출범은 LSE의 까다로운 상장규정 때문에 영국의 유망한 IT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해외증시로 눈길을 돌리거나 외국 기업에 매각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저스트잇ㆍ킹닷컴 등 영국 내 벤처기업들이 나스닥에 상장했으며 지난 2010년 이후 LSE에 IPO를 신청한 유럽 IT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이 때문에 LSE는 HGS의 경우 창업자가 회사 지분을 최대 90%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지분 10%만 투자자들에게 매각해 거래되도록 할 방침이다. LSE는 창업자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지 않아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는 유동주식 지분을 최소 25%로 지정했다.
그러나 HGS에서 거래할 수 있는 지분이 10%에 불과해 유동성이 부족하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HGS를 선호할지는 불확실하다고 FT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