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대표기업 필립스가 123년간 이어온 조명사업을 분사시키고 수익성이 높은 가전과 헬스케어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다. 제너럴일렉트릭(GE)에 이은 필립스의 사업 재편으로 글로벌 대기업들이 주도해온 조명시장 재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필립스가 23일(현지시간) 3개 주요 사업부 중 가전·헬스케어 부문을 통합하고 조명 부문은 분사시키는 내용의 구조개혁안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새로 설립될 조명사업 법인은 기존 '필립스'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게 된다. 다만 필립스가 분사되는 조명사업 법인을 완전 매각할지, 계열사로 남겨 상장을 시킬지는 미정이다.
필립스는 회사 수익구조를 개편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필립스는 최근 미국 클리블랜드 소재 헬스케어 공장의 가동 중단과 중국시장의 수요감소 등으로 올 하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프란스 반 하우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위대한 기업은 스스로 변해야 한다"며 "우리는 성공적인 회사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891년 유럽 최초로 전구를 상용화하며 출발한 필립스는 지난해 조명사업에서만 약 70억유로(약 9조3,456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가전·헬스케어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약 150억유로(약 20조263억원)다.
한편 GE·필립스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주도해온 조명시장은 최근 한국·중국 등 아시아 신흥기업의 약진으로 급격하게 재편되고 있다. 앞선 7월에는 1878년 미국에서 전구회사로 출발한 GE가 조명사업을 포함한 가전사업부 매각계획을 밝힌 바 있으며 독일 지멘스도 지난해 조명 부문 자회사였던 오스람을 완전히 분할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