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이번 안보 관련 공동성명은 양국이 한반도 안보위기가 더 이상 방치돼선 안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북대화를 포함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가 필요하다는데 합의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북한의 잇단 도발 행위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양국 정상은 그 동안의 각자 노선에서 진일보해 서로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절충점을 찾았다. 즉 미국은 기존에 북한의 우선적인 비핵화 행동을 촉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 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하는 문안을 성명에 넣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6자회담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과 함께 미국이 주장했던 북한의 우라늄농축 프로그램(UEP)에 대한 우려에 동조 입장을 취했다.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14일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이 북한의 UEP에 대해 "현재로서는 명확하지가 않다"며 판단 유보 입장을 내비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북한의 UEP 문제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데 부정적 입장을 보이던 중국의 태도가 바뀌어지면서 중국측이 비핵화를 위한 대북 설득ㆍ압박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 정부도 유엔제재 등 대북압박을 통해 북한이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적 인내' 정책이 유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왔고 이에따라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해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양국은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인 것을 감안해 진정성있고 건설적인 남북대화가 필수적인 조치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하지만 양측의 공동성명은 어디까지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프로세스의 조속한 재개로 이어질 수 있는 '필요한' 조치들을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 문안에서 보듯 한반도 비핵화와 안정을 위한 6자회담의 재개에 방점이 찍혀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등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골자로 하는 지난 2005년의 9ㆍ19 공동성명을 위배하는 모든 행동들에 반대한다는 조항이 수차례 나오고 있는 점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베이징 소재 중국정법대의 문일현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양국은 한반도 안보와 안정을 위한그동안의 서로의 노력을 존중하는 바탕위에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6자회담의 유용성에 합의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후 백악관에서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후 주석에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감사하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양국이 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북한에, 미국은 한국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 노력에 압박을 가하고 관련국들의 발빠른 후속 협의 결과에 따라 6자회담이 예상외로 빠르게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있다. 성명에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는 명시하지 않고있다. 전문가들은 필요한 조치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 핵사찰 재개 등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