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을 투기장으로 변질시켰던 헤지 펀드의 전성시대가 끝나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제 헤지 펀드가 가까운 장래에 또다시 투기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 헤지펀드의 몰락을 반기고 있다. 국제사회마저 자본 자유화에 신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입장으로 선회, 헤지 펀드는 존재 이유마저 부정당하는 형국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14일 은행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앞으로 수개월동안은 헤지 펀드들이 브라질 헤알화 등 신흥공업국 통화를 재침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런던의 한 미국계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대출비용을 급격히 올리는 바람에 이들 헤지 펀드는 대대적인 투기에 나설 여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고 세계 최대 헤지펀드사의 한 관계자도 『자기자본으로 신용을 일으키는 레버리지율이 불과 3개월만에 50%나 떨어졌다』고 실토했다.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의 파산위기로 헤지 펀드들이 위험도가 높은 시장에서 자본을 철수하지 않을 수 없는데다 은행들이 이들에 대한 신용대출을 회수하거나 대출비용을 일제히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초만해도 헤지 펀드는 레버리지를 통해 1,000억달러의 자금으로 전세계 4,000억~7,000억달러에 이르는 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같은 자산 보유량은 최근 2,000억달러로 떨어졌다는게 헤지 펀드 매니저의 고백이다.
반면 은행 대출에 대한 담보율도 신흥공업국 지역에서 종전 30%서 70%로 올라 투기자금 만들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 헤지 펀드는 파생상품시장에서 빌린 헤알화의 금리가 최근 35%로 두 배나 올랐다고 털어놓았다.
헤지 펀드의 역할이 미미해진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한국 등 경제위기국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국제금융계는 『막대한 자본유출 등 내부의 부정적 요인 때문에 신흥공업국들의 통화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경고, 새로운 금융환경에 맞는 대응책 마련을 권고하고 있다. 【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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