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ㆍ무역구제 등을 놓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에서 험로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회담 전 미국 워싱턴에서 비공식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 통상 수장은 이 자리에서 쇠고기 수입조건 재협상 등 한미간의 첨예한 현안으로 부상한 각종 이슈들을 점검했으나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한국시간) 미 몬태나에서 FTA협상단의 한 관계자는 “김 본부장이 지난 3~9일(한국시간) 워싱턴을 방문하는 자리에서 슈워브 USTR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쇠고기뿐 아니라 FTA 협상 이슈 등 한미간 경제현안을 총괄적으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한미 통상교섭본부장간은 수시로 경제현안을 논의, 토론한다”며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워낙 민감한 때 회동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쇠고기 수입 문제가 양국간 통상 문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5차 협상이 앞으로 FTA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양국 통상수장은 9월 노무현 대통령 방문 때도 공식 면담을 가졌었다.
이에 앞서 슈워브 대표는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기업인 회동에서 “한미 FTA가 내년 초 타결되기를 희망한다”면서도 “한미 양측 다 아직은 한미 FTA 협정문에 서명할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우회적으로 우리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