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공모가 4만8,000원 확정

총 모집금액 5,760억 달해
국내·해외 기관 배정금액의 35배나 주문
보유 자산 가치 높아 주가 높게 형성될듯



올해 공모주 시장의 최대 관심 종목인 삼성카드가 공모가를 4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당초 추정치(4만~4만5,000원)보다 다소 높은 금액이다. 삼성카드는 14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를 통해 주당 공모가를 4만8,00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공모 수는 1,200만주로 총 모집금액은 5,760억원에 달한다. 일반 및 우리사주 물량은 각각 전체 물량의 20%인 240만주씩이며 기관 물량 720만주는 국내와 외국 기관이 절반씩 나눠 갖는다. 삼성카드 상장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7~12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 예측결과 국내 기관은 2조6,000억원, 해외 기관은 9조8,000억원을 주문해 전체 기관 배정금액(3,456억원)의 35배가 넘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기업공개(IPO)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면서 외국인 투자가가 참여할 수 있게 돼 주문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공모가가 4만8,000원으로 확정되면서 기존 삼성카드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은 큰 폭의 차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삼성카드는 지난 2003년 5월 8,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었다. CB의 전환가격은 4만3,040원으로 공모가 보다 낮다. 전문가들은 삼성카드가 상장되면 공모가 이상으로 주가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카드가 보유 중인 에버랜드의 지분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적정주가가 달라질 수 있지만 공모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가가 형성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구 애널리스트는 또 “삼성생명 상장시 차익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카드는 에버랜드 지분 25.6%를 보유하고 있으며 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 19.3%를 보유하고 있다. 홍진표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카드 가치는 카드 사업과 에버랜드 가치를 합해야 한다”며 “에버랜드가 보유 중인 부동산 가치는 현재 평당 15만원 정도로 계산돼 있지만 일부 부동산은 평당 150만~200만원인 곳도 있어 실질 가치는 더 크다”고 말했다. 한편 IPO 선진화로 공모가가 높아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외국 기관의 직접 참여가 가능해지면서 경쟁이 늘게 됐고 풋백옵션(공모 후 일정 기간 내에 주가가 공모가의 9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90%의 가격에 주간사에 되팔 수 있는 권리)이 사라지면서 공모가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모가 결정시 참여 기관이 늘게 되면서 수급상 가격이 높아질 가능성이 많아졌다”며 “또 풋백옵션이 사라지면서 증권사의 부담감이 줄어 그동안 공모가가 저평가됐던 요소가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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