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과도 연립정부가 11일(현지시간) 출범한다. 과도 연정을 이끌 수장으로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전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가 선임됐다. 그리스의 정국 혼란이 마무리되면서 재정긴축 및 경제개혁 조치 이행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카를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궁은 10일 대통령 주재로 집권 사회당, 제1야당인 신민당, 극우정당인 라오스(Laos) 등 3개 정당 당수와 파파데모스 전 부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5자 회동을 갖고 새 총리 자리에 파파데모스를 선임하는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새 총리가 선출됨에 따라 차기 정부는 현지시간 11일 오후 2시에 출범할 예정이다. 과도 연정은 2차 구제금융협약 비준 및 이행, 1차 구제금융 중 6회분 확보, 민간채권단의 국채 교환 계약 이행, 내년 예산안 처리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 내정자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 그리스 경제는 거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고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선택은 그리스 국민들에게 아주 결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주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국민들과 정치권이 단결하고 이해하고 신중하게 행동한다면 가능한 한 신속하게, 또 가장 적은 비용으로 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파데모스는 미국 명문대인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물리학 학사와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전공을 바꿔 경제학 박사학위까지 따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4년부터는 8년간 그리스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했으며, 2002년부터 작년까지 ECB 부총재로 재직하는 등 학계와 금융당국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특히 거시경제분야에서 상당한 지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은행 총재 시절에는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가입에 관여하는 등 그리스 내 대표적 ‘유로존 지지자’로 유명하다.
따라서 그리스 구제금융건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파파데모스가 ECB 경험을 활용해 금융시장과 유로존 정상들의 신뢰를 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