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의 이면에는 소리나지 않게 자당의 승리를 위해 불철주야로 뛴 사람들이 있다. 각 당은 치열한 선거전을 치르면서 이들의 숨은 노력 속에 서 일희일비를 거듭해온 게 사실이다.
특히 원내 1당을 놓고 각축을 벌였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근혜 한 나라당 대표가 무대 전면에 나선 주연이었다면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원내대표와 박영선 대변인, 한나라당 윤여준 선대위 부본부장과 전여옥 대변인 은 묵묵하게 소임을 다한 숨은 공신으로 부를 수 있다. 노회찬 민주노동당 선대본부장도 이번 총선의 스타로 부각되면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이 박풍과 노풍ㆍ분당론 등 잇따른 악재와 상대적으로 짜임새가 부족한 총선기획에도 무릅쓰고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김근태 원내대표의활약 덕분이었다. 김 원내대표는 안정적이고 신뢰감 있는 행보를 통해 우리당의 잇단 ‘자충수’에 실망한 보수층의 불안심리 확산을 차단하고 한나라당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일부에 ‘답답함’으로 비쳐지기도 하는 특유의 진정성과 호소력은 ‘노인폄하’ 발언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효과를 발휘하기도 했다는 분석이다.
박영선 대변인의 활약도 컸다. 방송앵커 출신으로 참신함과 대중성을 겸비 한 탓에 쇄도하는 지원요청에 응하느라 구두굽이 닳도록 전국을 누벼야 했 다.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지난 14일에는 새벽부터 자정까지 수도권에서 총 연장 630㎞를 주파하는 강행군을 펼치기도 했다.
하루 평균 500명과 악수를 했다는 그는 “봄나물을 파는 할머니의 거친 손, 생선가게 아저씨의 젖은 손, 떡볶이 가게 어머니의 두툼한 손등을 만지면서 ‘정말 이번에는 정치를 바꾸라’는 절박한 민성을 느꼈다”고 선거전의 소회를 밝혔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뒤에서 총선전을 실무지휘한 윤여준 부본부장은 한나라당이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탄핵역풍을 딛고 선전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2000년 총선기획단장을 맡아 한나라당을 원내 1당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그는 이번에도 난파위기의 한나라당호를 침몰 직전에서 구해‘특급 브레인’의 명성을 과시했다.
총선불출마 방침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에도 포함되지 않은 그는 선거전 내 내 새벽출근-유세활동 마감 후 퇴근이라는 원칙을 지키면서 선거상황실을총지휘했다. 이런 노력 끝에 선거전 시작 당시 50여석에 불과할 것으로 전 망됐던 한나라당의 획득가능 의석 수도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넘어섰다. 박 대표도 지원유세 틈틈이 윤 부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유세내용과 일정 등을 상의할 정도였다.
전여옥 대변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선대위의 입으로서 방송토론 등을 통해 한나라당 우호세력의 결집을 다지는 역할을 했고 수시로 박 대표의 지방일정을 수행하는 등 1인2역을 무난히 소화했다는 평가다.
◇민주노동당=
민노당은 ‘전국구 스타’를 탄생시킬 만큼 대중의 호응을 얻는 데 성공했 다. 이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노회찬 선대본부장이다 . 노 본부장은 선거 전 출연한 방송사 토론프로그램에서 재치 있는 말솜씨 로 인기를 얻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고 시중에 ‘노회찬 어록’까지떠도는 등민노당의 인기몰이에 앞장섰다.
노 본부장 외에도 전국을 돌며 유세를 펼친 천영세 선대위원장, 단병호 비 례대표 후보도 민노당 선거운동 공신 중의 하나로 꼽힌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 ,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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