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인사 청문회' 고조되는 전운

文 이어 한민구 '억대 자문료' 이병기 '차떼기 스캔들' 등 충돌 예고
새정치연합 "부적격자 낙마"… 시기놓고도 티격태격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후보자 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위안부 발언 논란과 관련,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며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권욱기자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급 이상 10명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 "문 후보자를 포함해 부적격 인사를 최대한 낙마시키겠다"고 벼르고 있어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는 또 인사청문회 시기를 두고 여당은 "(월드컵 예선전 중간인) 이달 말에 하자"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월드컵 예선이 끝난 뒤 하자"고 맞서고 있다.

◇여야 청문회 시기부터 '티격태격'=여권은 문 후보자에 대해 18일부터 사흘간 국회 대정부질문이 끝난 직후인 23~24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열어 26일 본회의에서 인준 투표를 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야당은 "월드컵 예선전의 열기에 인사청문회가 묻힐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실제 오는 23일에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알제리와 예선전을 벌이고 28일에는 벨기에와 예선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현행법상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제출되면 15일 내 인사청문특위를 열고 20일 내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돼 6월30일과 7월1일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하면 역시 월드컵 열기에 묻힐 수도 있지만 최소한 예선전 기간은 피하자는 것이다.

정가에서는 문창극 후보자의 경우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맡기 때문에 여당 단독으로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기 힘들 것으로 본다. 본회의에 임명동의안이 상정되더라도 현재 285명의 재적의원 중 과반(143명)을 채우기가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 소속이 148명이지만 26일 정두언·성완종의원의 의원직 상실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미 김상민·민현주 의원 등 6명의 초선의원들이 문 후보자의 즉각 사퇴 성명을 냈기 때문이다.

◇문 후보자 외 9명의 후보자도 격론 불가피=친일 역사의식과 사상 편향 문제에 휩싸인 문 후보자 외에도 9명의 장관급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통과까지 적지 않은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지난 2009년 지식경제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거론됐던 고액후원금 문제 등 도덕성 문제가 다시 한번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경제팀 수장으로서 갖고 있는 경제활성화 위주의 정책에 대해서도 여여 간 논란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반전교조 성향 등 이념 편향성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행정 경험이 없는데도 사회·교육·문화 부처의 정책을 총괄할 수 있느냐는 문제제기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경우 2011년 합동참모본부 의장 퇴임 후 받은 억대 자문료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도 5개월간 16억원 수입 등 '전관예우' 문제로 낙마한 바 있다.

이병기 국가정보원 원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2002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의 전달 역할을 했던 문제와 김영삼 정부 말 국가안전기획부 2차장을 지낸 뒤 불과 1년 만에 대출도 없이 거액의 아파트를 분양 받은 것도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와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는 재벌그룹과의 관계에 대한 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삼성생명 사외이사를, 최 후보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기자 시절 음주운전 등이 논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선주협회 로비 의혹이 집중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료 출신인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도 도덕성 검증과 함께 산적한 노동 현안 해결 방안이 화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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