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진의 할리우드 21]아카데미상 올해 주인공은 누구?
각 영화비평가단체의 각 부문 베스트 선정 발표에 이어 골든 글로브 시상식도 끝난 이제 할리우드는 오는 13일에 발표될 각 부문 2000년 아카데미상 후보를 놓고 온갖 예견들을 하고 있다.
2000년은 예년에 비해 질적으로 탁월한 작품이 드물었던 만큼 아카데미상 경쟁에서도 후보 발표 며칠을 앞둔 지금까지도 뚜렷한 선두 주자가 없는 실정이다.
골든 글로브상에서도 나타났듯이 올해는 어느 한 영화가 상을 독식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3월25일 오후 5시부터 LA의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ABC TV에 의해 전세계로 생중계된다.
전세계 영화팬들의 시선을 끄는 아카데미상은 흥행 보증수표. 상영중인 작품이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거나 아니면 아카데미상 수상작이라는 발표와 함께 관객이 2~4배나 급증하기때문이다.
한국의 예를 보더라도, '아메리칸 뷰티'는 후보에 지명되자 관객이 3배 늘었고, 작품상을 받자 다시 3배로 뛰어올랐다.
'파고'는 개봉 1년뒤 아카데미상을 받고는 세계 비디오 매출고만 1억달러를 올렸다. 그래서 세계 극장가에는 오래전부터 '아카데미 특수'를 노리고 재개봉 하는 경우도 많다.
아카데미상 후보 발표를 앞두고 작품상 등 주요 부문 유력 작품들을 필자 나름대로 정리해본다.
▲작품
골든 글로브 작품상을 받은 '글래디에이터(검투사)'(드라마)와 '올모스트 페이머스'(뮤지컬/코미디) 그리고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에린 브로코비치'등이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어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과 마약 스릴러 '트래픽'및 톰 행크스가 나온 '캐스트 어웨이'등이 대기하고 있다. 다크호스는 발레댄서를 꿈꾸는 가난한 영국소년의 이야기 '빌리 엘리어트'를 들 수 있다.
▲감독
판이한 장르의 두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와 '트래픽'을 만든 소더버그가 0순위. 다음에는 골든 글로브상을 받은 이안과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및 '올모스트 페이머스'의 카메론 크로우가 거론되고 있다.
'캐스트 어웨이'의 로버트 즈메키스와 사드후작의 드라마 '깃촉 펜'의 필립 카우프만 그리고 마법의 효능을 지닌 초콜릿을 만드는 여자의 드라마 '초콜렛'의 라세 할스트롬등이 있다.
▲여자주연
골든 글로브상을 받은 줄리아 로버츠 (드라마)와 소품 '날 믿어도 돼'의 로라 린니가 선두.
이어 '초콜렛'의 줄리엣 비노쉬와 정치스릴러 '경쟁자'의 조운 앨런 및 '꿈을 위한 진혼곡'에서 약물중독자로 나온 엘렌 버스틴(68)등이 유력하다.
▲남자주연
'글래디에이터'의 러셀 크로우와 '캐스트 어웨이'의 톰 행크스(골든 글로브 드라마 부문 주연상)가 먼저 후보에 오를 것이다.
다음으로 '깃촉 펜'의 제프리 러쉬와 중년 대학교수의 갱년기장애를 다룬 '원더 보이즈'의 마이클 더글라스 및 미국 추상화가 폴락의 삶을 그린 '폴락'의 에드 해리스등이 가능성 있다.
다크 호스는 에이즈로 뉴욕서 사망한 쿠바시인 레이날도 아레나스의 자전 드라마 '밤이 오기 전에'에 나온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베르뎀.
▲여자조연
'올모스트 페이머스'의 케이트 허드슨(골든 글로브상)과 '빌리 엘리어트'에서 앙칼진 발레선생으로 나온 줄리 월터스 및 '원더 보이즈'의 프랜시스 맥도만드등이 유력하다.
이어 '초콜렛'의 주디 덴치, '깃촉 펜'의 케이트 윈슬렛과 '폴락'에서 폴락의 아내로 나온 마시아 게이 하딘 등이 다음 순서.
▲남자조연
'흡혈귀의 그림자'에서 진짜 흡혈귀 배우로 나온 윌렘 다포와 '트래픽'의 멕시칸 형사역으로 골든 글로브상을 받은 베네치오 델 토로 등이 선두주자.
이어 '글래디에이터'의 포악한 황제 호아킨 피닉스와 '경쟁자'에서 미대통령으로 나온 제프 브리지스 및 '에린 브로코비치'의 알버트 피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 다크호스는 쿠바 미사일 위기를 다룬 '13일'에서 케네디대통령 역을 해낸 브루스 그린 우드와 '날 믿어도 돼'의 마크 러팔로.
/한국일보 LA미주본사 편집위원ㆍ 미LA영화비평가협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