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롯데마트 천천점은 바나나가 늘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장기 보관이 어려운 바나나 판매가 부진해 선도가 떨어지면서 폐기하는 물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천천점 직원들은 바나나를 활용한 요리를 내놓기로 했다.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 최종적으로 선택한 메뉴는 바나나 호떡.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지난 1월 중순까지 한 달여 테스트 삼아 바나나 호떡을 매장에서 판매한 결과 고객들이 이색 먹거리에 눈을 돌리면서 750개가 팔려나갔다. 그러자 바나나까지 동반 상승효과를 내 같은 기간 바나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나 늘어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바나나 호떡 출시에 앞서 소비자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고객 100명을 대상으로 품평회를 실시했더니 고객 반응이 기대 이상이어서 자신감을 갖고 매장 판매에 들어갔다"며 "발상을 전환한 아이디어 덕에 한때 점포 내 최고 문제 상품이었던 바나나를 점포의 자랑거리이자 효자상품으로 바꿔놨다"고 말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뿐 아니라 이마트, 홈플러스 역시 최근 들어 이색 볼거리나 먹거리가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맛있는 쇼핑'과 같은 새로운 시도에 나서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에 빼앗긴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다시 불러모으기 위해서는 매장을 직접 찾은 소비자들에게 이전에 없던 쇼핑의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마트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에겐 낯선 삼채(히말라야 고랭지 백합과 채소)를 알리기 위해 튀김, 초무침, 피클 등 다양한 형태의 요리를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보이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가 하면 굴 판촉 행사를 진행하면서 굴라면이나 굴전 등의 요리를 선보여 소비를 자극했다. 이마트는 또 지난 달 죽전점에 소시지를 즉석에서 제조해 판매하는 매장을 오픈, 소비자들의 관심을 자극하고 신뢰감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분식코너에서도 소비자들이 골라 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샐러드 바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동수원·유성·김포·북수원·의정부·월드컵·가야점 등에 차례로 샐러드바를 오픈한데 이어 앞으로 다른 점포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