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풍향계] 시장금리 당분간 박스권서 방향성 모색

지난 주 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는 신용등급간 단절현상이 지속되었다. 국고채 등 무위험채권은 방향성없는 박스권 등락을 보였으나, 경기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신용채권은 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국고채 3년물 입찰, 금통위 회의, 한은과 정부의 경제전망 수정 등 채권시장에 영향을 미칠 굵직한 변수가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모멘텀 자체가 시장의 기대보다 중립적으로 발표되고 선반영 인식에 시장금리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했다. 관심을 모으던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2개월째 2.0%로 동결하였다. 경제 지표와 국내외 금융시장 안정으로 기준금리 동결 예상은 이미 시장에 폭넓게 형성되어 있었고, 금통위의 경기관점 변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조심스럽지만 한국은행의 통화 완화스탠스는 중립으로 회귀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 회의 이후 한은 총재는 향후 경기낙관론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고, 여전히 통화완화 스탠스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통안증권 발행규모 확대와 통안증권 창구판매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경기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할 수 밖에 없고, 통화정책 변경이 자칫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입장을 강조하였으나, 내부적으로는 시중 유동성의 정상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악재와 가격 사이의 간극 조정이 될 것이다. 경기하강 우려 완화, 추경편성에 따른 국고채 공급 증가, 통화완화정책 완화 등의 금리상승요인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모멘텀에 대한 채권 금리의 민감도가 크게 낮아진 것이 보여주듯 악재는 이미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월말 경제지표 발표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시장금리는 박스권에서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장기금리는 서서히 하단을 높이고 있으나, 국고채 3년 기준 4.0%의 저항대 돌파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국고채 10~20년 구간의 강세 속에 국고채 5년물 입찰 역시 시장금리 수준에서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올해 약세를 주도했던 구간이 5년 구간이라는 점에서 경계감이 높다. 13일 국고채 5년물 입찰결과에 따라 주중 채권시장 분위기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