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3사는 연말부터 내년까지 각 사의 전략을 담은 10여종의 「밀레니엄 신차」를 대거 쏟아낼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그 어느때 보다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수는 물론 수출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이들 신차는 산업 재편 과정을 걷고 있는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국내 3사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이들 3사는 우선 밀레니엄 신차를 통해 각 사의 취약 부문을 보완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승용차 부문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띠고 있는 현대는 첫 미니밴인 트라제 XG를 시작으로 레저용차량(RV)과 4륜구동형 차종을 강화할 계획이다. 반면 카니발·카스타·카렌스 등 「카트리오」를 통해 올해를 RV 전성기로 만든 기아는 상대적으로 약한 승용차 라인의 확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우의 경우 마티즈 등 부가가치가 낮은 경차 위주에서 탈피, 소형 미니밴과 중대형 차종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3사가 그 다음으로 향하고 있는 목적지는 수출. 대부분 「밀레니엄 신차」는 미국·유럽·일본 등 세계시장을 겨냥해서 만들어졌다. 디자인도 기존 패턴보다 이국적이다.
◇다음 공략 대상은 RV와 4륜구동형(현대)=현대는 내년에 4~5종의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갤로퍼 후속 모델이 나올 경우 지프 3종, 준중형 승용차 1종, 1톤트럭 1종 등이다. 또 하반기에는 미니밴 트라제 XG에 2,000㏄급 디젤 엔진을 장착한 모델도 내놓을 계획이다. 현대는 이를 위해 미국 디트로이트디젤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디젤 엔진의 공동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는 우선 내년 2월에 독자 개발한 첫번째 4륜 구동인 싼타페를 출시한다. 이 차는 도시형 감각을 강조한 지프. 현대는 미주와 일본 등을 목표 시장으로 한 수출 주력 모델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어 3~4월에는 아반떼 후속 모델을 내놓는다. 이 차는 EF쏘나타 등에 적용한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외관을 꾸몄다. 현대는 아반떼의 바통을 이어받는 수출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관심을 끄는 차종은 5월에 선보일 초대형 지프 하이랜드. 이 차는 현대정공에서 개발해 온 도요타의 랜드크루저급인 럭셔리 지프.
◇미니밴과 중대형 시장을 뚫어라(대우)=대우는 미니밴과 중대형 시장에 신차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는 12월 선보일 「매그너스(V-200)」는 2,000㏄급 이상의 중대형차로 현대의 EF쏘나타와 그랜저XG를 겨냥하고 있다. 네오클래식의 품위있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이 차에는 고급 편의사양이 대거 장착될 예정이다. 또 대우가 15만대 이상의 판매를 자신하고 있는 첫 미니밴 「레조」는 내년초 나온다. 5인승과 7인승 두가지 모델이 있으며 2,000㏄급 LPG엔진과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다. 대우는 또 내년 상반기에 라노스 부분변경 모델인 「T-150」과 연말~2001년초에 브로엄 상위모델인 「P-100」을 내놓는다.
한편 쌍용자동차는 내년 4월에 내외장을 혁신한 「코란도 2000년형」을 내놓고 북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 내년 6월에는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무쏘 2000년형」을 선보인다.
◇RV에 이어 승용차 부문에서 돌풍을(기아)=기아는 내년도 신차를 승용차 3종으로만 계획하고 있다. 그 만큼 상대적으로 부진한 승용차 부문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기아가 심혈을 기울인 소형차 리오는 스포티한 감각의 소형차로 5도어 해치백과 4도어 세단형 두모델이다. 내수 시장의 돌풍은 물론 아벨라에 이은 수출 전략모델로 육성한다는 게 기아의 전략.
또 내년 5월 세피아 후속 모델에 이어 7월에는 1,800㏄급 크레도스 후속 모델을 선보이고 승용차 시장에 대한 공략을 계속 펴나갈 방침이다. 특히 크레도스 후속 모델은 현대와 기아가 플랫폼을 공유한 첫 제품으로 EF쏘나타의 차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 공유 모델의 성공여부가 내년에 관심거리로 등장할 전망이다.
김기성기자BSTA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