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우는 애연가들의 코와 입에서 자색의 연기가 모락모락 원을 그리며 피어 오르는 것을 보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람이라도 한번쯤 충동을 느낀다. 특히 사춘기나 대학졸업후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는 자제력을 잃고 시도해보기 쉽다.금연운동 선구자로 알려진 황종우 박사(전 전국기독교의사회 회장)는 『담배는 유혹기→모방기→순화기→탐닉기를 거쳐 만성화 된다』면서 『탐닉기에 도달하기 전에 막지 않으면 평생 흡연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황박사에 따르면 이 시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일생동안 담배를 상전으로 모시며(?) 살게 된다.
유혹기를 지나면 새로운 경험에서 얻은 감미롭고 멋진 모습을 재연해 보고 싶은 욕망이 생기는 모방기가 온다. 모방은 유혹받은 사람이 흡연을 실천으로 옮기는 첫 단계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거는 것이 유혹기라면 운전을 하려고 엑셀레이터를 밟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순화기는 흡연을 본격화하기 위해 적극성을 띠는 시기다. 담배는 유혹기에서 느꼈던 생각과는 달리 역겨움을 느끼면서 기침과 재채기를 부른다. 눈물이 글썽그리고 정신이 얼떨떨하기도 한다.
그러나 약 10일정도 지나면 부작용으로 나타났던 증상이 완화되기 시작한다. 친구를 만났을 때 담배를 꺼내 피우면서 자신도 흡연가라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어진다. 그런 점에서 순화기는 금연을 할 것인가 아니면 애연가의 길을 걸을 것인가가 결정되는 최후의 단계다.
최종단계인 탐닉기는 중독기로 들어간 상태이다. 담배없이 생활할 수 없을 정도며 끊으면 금단증상을 일으킨다. 황박사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한번쯤 흥미를 갖고 그 속을 들여다 보는 것도 나쁘다고 볼 수 없지만 인생수업이라는 것도 최소한 한계를 지켜야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97년 골초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이상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전남대병원 비뇨기과 박광성 교수는 「인간의 발기음경 길이와 직경, 그 기하학적 특성과 관계인자」라는 논문을 통해 『장기적인 흡연과 음경의 길이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교수는 미국 보스턴의대 전문의 11명과 94년~96년까지 미국인 흡연자와 비흡연자 242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같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박교수는 『하루 한갑이상 30년간 담배를 피운 환자의 음경길이는 비흡연자보다 2.5㎜ 짧다』면서 『해면체의 평활근이 섬유화 돼 신축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0대말~20대초반부터 흡연을 시작해 탐닉기에 있는 애연가라면 장기흡연의 폐해가 어느정도인지 짐작해 볼 일이다.【박상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