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0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다자간 틀 내에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을 해 주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다자틀 내에서의 북한 체제안전보장 방안은 미국 상ㆍ하원의 비준을 받아야 하는 `조약`형태가 아닌 6자 회담 참가 5개국이 북한에 대해 문서화된 공동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합의`형태다.
한미 정상이 직접 북한의 안전보장을 확인 한 것은 처음으로 2차 6차 회담의 진전과 관련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이라크 추가 파병과 관련, “파병부대의 규모와 성격 및 형태와 시기등에 대해서는 국내 여론을 지속적으로 수렴하면서 현지 조사단의 조사결과와 우리 군의 특성 및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두 정상은 이날 타이 방콕 하얏트 호텔에서 조찬을 겸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개항의 공동언론 발표문을 발표했다.
공동 합의한 4개항은
▲다자틀 내에서의 북한 안전보장
▲포괄적이고 역동적 동맹관계 재확인
▲이라크 추가파병으로 한미동맹관계 강화
▲한반도 안보상황을 신중히 고려한 주한미군 재배치 추진이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공동발표문에서 "미국은 북한을 침략할 의도가 없으며 북한이 핵무기 개발 야심을 포기하길 기대한다"며 "북한이 핵폐기에 진전을 보인다는 것을 전제로 다자틀 내에서 어떻게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한국측에) 설명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부시 대통령의 노력을 평가하고 두 정상이 차기 회담에서 진전을 모색하기 위한 수단과 방안을 연구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주한미군 재배치문제에 대해 “주한미군 재배치는 한반도 안보상황을 신중히 고려해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노 대통령이 과감하게 이라크 파병결단을 내려준 데 대해 경의와 사의를 표하고 한국의 이라크 파병이 한ㆍ미 동맹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이라크 재건과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올해 안에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체결교섭을 시작해 2005년까지 마무리하고 한국국민에 대한 비자면제가 조기에 실현될 수 있도록 두 나라가 계속해서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방콕(타이)=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