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방업계 구조조정 가속/갑을·동방T&C·방림 등

◎공장 해외이전·국내부지 개발/건설·유통 등 진출 다각체제 전환면방업계의 구조조정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등 후발국의 시장잠식과 과다한 인건비·섬유경기 침체 등으로 고전하면서 면방업계가 생존차원의 체질개선에 앞다투어 나서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면방업체들의 구조조정은 주로 ▲국내 공장부지 개발 ▲생산기지 해외이전 ▲패션업 등 완제품시장 진출 ▲유통사업 등 비섬유사업 진출 등으로 요약되고 있다. 갑을방적은 면방업계의 구조조정 표본이 될 정도로 사업구조를 완전 전환하고 있다. 갑을은 「해외에서는 섬유사업, 국내에서는 유통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해외생산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올해부터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89년 스리랑카에 첫 진출한 이래 중국 등 해외 5개국 8개 지역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는 이 회사는 오는 2000년까지 연면적 1만평 이상의 대규모 쇼핑몰을 포함, 총 10곳의 유통매장을 구축할 계획으로 지난 9일 대구에 첫번째 할인점을 개장했다. 동방T&C도 구조조정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동방방직에서 개명한 이 회사는 섬유일변도인 사업구조를 건설과 유통·섬유 등 3각체제로 전환한다는 장기비전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올 연말 충남 아산에 창고형 할인매장 개장을 시작으로 오는 2000년까지 유통매장을 5개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동방은 이미 「사이버클럽」이라는 브랜드로 패션내의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내년부터 아동복과 캐주얼시장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주)방림은 면방업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무역기능을 강화, 섬유종합상사를 지향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방적과 제직시설을 연말까지 매각 또는 해외로 이전하는 형식으로 모두 처분키로 결정했다. 충남방적은 지난 1일 베트남 동나이 제2공장을 완공, 설비이전을 가속화하고 있고 신규사업으로 대전공장 부지에 민자열병합 발전소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전방과 대한방직이 내의사업에 진출했으며 동일방직은 유통사업에 진출, 안양공장부지에 대규모 유통센터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면방업체들의 구조조정작업은 그러나 공장이전과 이에 따른 부동산개발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고 경쟁이 치열한 패션 및 유통사업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부작용도 예상되고 있다. 또 국내 생산기반의 공동화우려를 낳고 있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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