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생수도 양극화 뚜렷


에비앙 등 일부 해외브랜드 제외하면 제자리 걸음

프리미엄급 생수 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에비앙 등 몇몇 해외 생수 브랜드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제품 군이 가장 많은 해양 심층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계획했던 일부 식품 업체들은 계획을 백지화하고 시장을 관망하는 등 신중 모드로 들어갔다.

◇해양심층수, 제자리서 ‘맴맴’=현재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거의 다 외산 브랜드라고 보면 된다. 롯데칠성이 판매하고 있는 에비앙은 대표 주자 격인 셈이다.

에비앙은 올해 전년 대비 20% 가량 성장한 매출 10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싸한 맛이 특징인 글로벌 탄산수 브랜드 트레비도 아직 매출 규모가 작긴 하지만 올해

10억원(예상치)의 매출을 올려 높은 성장률(67%)을 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블루마린(롯데칠성), 미네워터(CJ제일제당), 동해바다(광동제약), 슈어(파나블루)

등 제품 가짓수가 다양한 해양심층수의 경우는 사정이 딴판이다.

블루마린을 비롯해 대부분 해양 심층수 제품의 올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몇

몇 제품은 매출이 하락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대적인 마케팅 덕에 해양심층수

바람이 불었던 지난 2008년 이후 시장 분위기를 살려가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프리미엄급 생수의 다른 카테고리인 천연 암반수, 산소수 등도 해양 심층수와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최근 시장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프리미엄 시장의 고속 성장 전망을 쏟아내고 있지만 현재 실제 상황은 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 셈이다. 실제 올해 프리미엄 제

품의 매출 비중은 전체(5,200억~5,500억원)의 5~7%인 300억~4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업계, 관망 모드…차별화 포인트가 관건= 이런 시장 상황 때문에 생수 업계는 프리미엄 생수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발을 빼는데는 주저하고 있다. 실제 동원F&B는 최근 고급 생수 제품을 내놓으려던 계획을 접고 제품 출시를 더 미루기로 했다.

여기에는 판로 개척의 고민도 녹아 있다.

업계의 관계자는 “프리미엄 생수 시장이 주로 팔리는 경로는 편의점인데, 입점비 명

목으로 비용을 대기에는 시장 파이가 너무 작다”며 “일부 업체의 경우 제품을 출시해 놓고도 판로 개척이 막혀 손을 놓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부터 해양 심층수 제품 중 상당수가 판매 부진으로 편의점 매대에서 빠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이 커피 등 다른 식품과 달리 고급제품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특징도 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수원지 차별화, 풍부한 미네랄 등 마케팅 기법으로 써먹을 수 있는 것은 죄다 써 버린 상황이라 새롭고 차별화된 컨셉트를 만들기 쉽지 않다”며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