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과 그 가족이 지난 87년부터 2001년까지 15년간 국내에서 거주하면서도 국외이주(출국)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5일 정통부에 따르면 진 장관과 그 가족들은 87년 이후 국내에 거주했으나 주민등록상에는 86년 5월15일 출국했다가 2001년 6월15일 귀국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처럼 실제로는 국내에 거주하면서도 국외이주 상태를 유지할 경우 관계당국은 주민세 등 납세의무와 예비군 및 민방위훈련 등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 특히 현행 병역법 64조에는 `국외에서 가족과 같이 영주권을 얻은 사람은 병역을 면제한다`고 규정돼 있어 진 장관과 그 가족이 이 조항을 악용해 아들 상국씨의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진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나와 가족이 미국 영주권을 계속 유지한 것은 삼성으로 올 때 계약직이었던 탓에 불안한 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결코 아들의 병역문제 때문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87년부터 2001년까지 실제로 국내에 거주하면서도 미국 영주권을 계속 보유한 사실에 대해서는 “사업으로 외국출장이 워낙 잦다 보니 영주권을 갖고 있는 게 편리했다”며 “국내에서 생활하는 데 불편이 없어 영주권을 유지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장관은 이어 “이유야 어떻든 아들이 미국 시민권을 택함으로써 병역의 의무를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입각 직전 청와대에도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를 알렸으며 청와대 쪽에서 `이미 확인한 사안으로 별문제가 없다`고 밝혀 입각을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