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이 오는 24일 첫 돌을 맞는다.
개장 초에는 거래량이 미미해 우려가 컸지만 최근 금 입고량이 1톤을 돌파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자본시장에 연착륙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RX 금시장은 지난해 3월24일 금의 음성적 유통과 부가세 탈루를 막고 귀금속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금 현물시장 개설 등을 통한 금 거래 양성화방안'에 따라 개장했다. 초기에는 49개 실물사업자가 자기매매전문회원으로 참가했고, 개인 투자자들은 회원사인 8개 증권사를 통해서만 거래를 할 수 있었다. 현재는 11개 증권사를 통해 거래를 할 수 있다.
금시장 개설 한 달까지 총 83.9kg(일평균 3.6kg)이 거래됐고 누적 거래대금은 3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개설 후 6개월 동안은 일평균 거래량이 3.8kg으로 늘었다. 이후 6개월간은 전 6개월 대비 220% 증가한 일평균 8.3kg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2월에는 일평균 거래량이 8.6kg까지 늘어났다. KRX 금시장에서 역대 최대 일 거래량은 지난해 12월16일 거래된 28.2kg(12억원)이다. KRX 금시장으로 입고된 전체 금이 지난 13일 1톤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시가로 금 1톤은 431억원 상당이다.
시장참여자들도 대폭 확대됐다. 개설 첫 달 참여 계좌수 391계좌에서 지난 2월에는 807계좌로 확대됐다. 개설 10주 만에 누적 참여계좌수는 1,000개를 넘어섰고 현재는 3,000여개에 가까운 누적계좌수를 기록하고 있다.
KRX 금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법인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 덕분이다. 현재 KRX 금시장에 공급되는 수입금에 대해서는 관세를 감면해 주고 있다. 또 실물사업자들에 대해서는 이용 실적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 세액 공제혜택을 준다. 이외에도 매매차익에 대한 배당소득세,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비과세다. 금융소득과세대상에서도 제외돼 고소득자들이 부담 없이 거래할 수 있다. 금 투자 상품인 골드뱅킹과 금펀드의 경우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KRX 금시장이 앞선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전화 등을 통해 주식처럼 손쉽게 거래할 수 있고, 한국예탁결제원에 금을 보관하기 때문에 분실·도난의 우려가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황선구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금시장운영팀장은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소액투자도 가능하고 주식수준의 수수료만으로도 거래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며 "매도·매수자가 동시에 거래에 참여하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가격으로 본인이 직접 매매할 수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금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제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KRX금시장 거래용 수입금에 대해 부과되던 농어촌특별세가 3월 이후 수입분부터 면제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농어촌 특별세(0.6%) 폐지로 장외도매가격 이하에 장내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수입금의 공급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