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파일] 빌 게이츠의 시장독점 고발

지금 전세계 정보산업계는 한 명의 황제를 모시고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다. 최근 서점에서는 빌 게이츠의 신간 「생각의 속도」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게이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금과옥조처럼 떠받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는 과연 정당한 길을 걸으면서 오늘의 위치에 올랐는가.미국에서 10년 이상 정보산업계를 취재해온 웬디 골드만 롬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그녀는 「마이크로소프트 파일-빌 게이츠 신화의 거짓과 진실」이라는 책에서 빌 게이츠의 거대한 성공신화 뒤에는 야비한 음모와 독점욕이 감추어져 있다고 폭로한다. 이 책은 한 거대 기업의 내면에 감추어진 탐욕과 끝없는 지배욕을 시민의 입장에서 적시하고 있다. 저자는 『그 누구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 미국경제와 전세계 컴퓨터 산업에 대한 공헌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빌 게이츠가 과연 공정하게 경쟁했는지. 그가 독점적인 권력을 이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 창안자들을 시장 밖으로 내몰아 전멸시키려 했는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98년 최고의 비소설상」을 수상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역설적이지만 그만큼 빌 게이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다는 증거일 것이다. 저자는 빌 게이츠를 20세기 초의 록펠러와 비교한다. 록펠러에게 석유가 한 세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소재인 것처럼, 빌 게이츠는 운영체제를 독점함으로써 정보화 시대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것. 독점적 지배력이 관철되기만 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지속적인 권력을 빌 게이츠가 가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미국 국무부는 지난 9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업자들에게 독점적인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고 있다. 운영체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여 다른 소프트웨어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있는 것. 마이크로소프트는 컴퓨터 제조업자들이 하드 디스크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미리 설치할 것을 강요해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때에 윈도에 끼워서 판매하고 있다. 브라우저 전쟁도 같은 맥락이다. 윈도에 익스플로러를 끼워 판 마이크로소프트의 판매행위는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의 시장지위를 빼앗는 결과를 낳았다.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의 소스코드도 의심받고 있다. 원도 3.1이 출시되었을 때 일부의 사용자들은 MS-DOS와는 다른 디지털 리서치사의 DR-DOS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윈도 3.1를 DR-DOS에서 사용하면 이상한 에러 메시지가 뜬다. 에러 메시지 때문에 사람들은 DR-DOS 대신에 MS-DOS를 사용하고자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DR-DOS 상태에서 에러 메시지가 뜬다는 것 말고는 사용하는 데에 아무런 문제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에러를 발생시키는 코드를 고의로 집어넣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생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음험한 독점욕을 파헤친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횡포가 더 이상 자행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또 컴퓨터 산업 및 인터넷에 기반한 모든 경제 영역에서 조금씩 싹트고 있는 새로운 시장들을 손상시키는 작업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모든 지역에서 더욱 철저한 감시 작업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더난출판사 펴냄.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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