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객에게 수십억원대의 가짜 명품을 판매한 부부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일본 관광객에게 가짜명품을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이모(55)·민모(여·52)씨 부부와 관광가이드 변모(65)씨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부부는 지난 6월 초부터 최근까지 서울 용산구의 한 고급 오피스텔에 비밀매장을 차려놓고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40억원 상당의 가짜명품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 부부가 도용한 외국 유명 상표는 루이뷔통·샤넬·에르메스 등이었고, 물건은 목걸이·반지·벨트·가방·구두 등 총 50여 품목, 1,000여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태원에서 외국인에게 귀금속을 팔던 아내 민씨는 손님으로 오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가짜명품을 많이 찾자 남편 이씨와 함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알고 지내던 관광가이드 변씨에게는 일본인 관광객을 데려오면 물건 판매가격의 30％를 떼 주기로 하고 변씨를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려고 출입카드를 소지해야 드나들 수 있는 고급 오피스텔을 임대해 영업했으며, 판매한 물건은 구매자가 투숙하는 호텔로 직접 배달해 주거나 국제특급우편을 이용해 일본 현지 주소에 보내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 부부에게 물품을 공급한 도매·제조업자를 추적하는 한편 일본이나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가짜명품을 판매하는 일당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