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직업 “그때 그때 다르네”

김농주 延大 취업담당관 논문
40년대 타자원·50년대 엿장수·60년대 안내양…

‘타이피스트ㆍ고물상ㆍ안내양ㆍ옹기장수ㆍ가발디자이너ㆍ스튜어디스ㆍ고속철도승무원….’ 김농주 연세대 취업담당관이 5일 ‘시대별 우리나라 직업의 변천사’라는 논문을 통해 지난 40년대 유행하던 직업부터 최근까지 유망직업으로 분류되는 직업들을 시대상에 대한 설명과 함께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광복 직후 미군정 시절에는 미군부대에서 일할 타이피스트(타자원) 채용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모여들었다. 이 시기에는 또 물자가 귀해 거리 이곳저곳을 누비는 고물상이나 좌우대립 등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 일확천금을 노리는 광산개발업자도 주목을 받았다. 전통 옹기장수도 이곳저곳에 옹기를 실어나르면서 쏠쏠한 이익을 남겼다. 지금도 그렇지만 광복 직후에도 초ㆍ중ㆍ고교 교사는 제때 현금으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이자 존경받는 직업인으로 통했다. 53년 한국전쟁 직후에는 길거리의 엿장수나 불을 끄는 소방수 등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괜찮은 일자리였다. 56년 6월 첫 TV방송이 시작된 때는 아나운서가 선망의 대상이자 희소성이 높은 직업인으로 부상했다. 산업화가 시작된 60년대에는 버스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면서 버스안내양이라는 직업이 등장했고 극장간판사도 인기를 끄는 직종이었다. 이 시절에는 주요 수출품이었던 가발디자이너도 전문직업인 대접을 받았고 대한항공이 일본 오사카 노선을 처음 허가받은 64년부터 등장한 스튜어디스나 자동차 보급 확산에 따라 기계엔지니어 등도 유망직업으로 대접받았다. 한편 지난해 개통된 한국고속철도(KTX)의 등장으로 고속철도승무원도 유망직업이 됐으며 최근에는 다양화된 취미생활을 반영, 애완곤충육성연구가 등도 도전해볼 만한 직업으로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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