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올림픽후 급강하" 목소리 커진다

현지언론 "물가상승·성장둔화 도전에 직면"
핫머니 대량유출로 금융리스크 증폭 가능성도
中정부선 "빠르고 건전한 성장 지속할것" 주장



중국 정부와 관변 경제학자들이 오는 8월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도 중국 경제의 성장이 견실할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지만 올림픽 후 중국 경제에 급강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최근 들어 국내외에서 부쩍 높아지고 있다. 주가는 이미 반 토막 나 있고 그 뒤를 이어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물가가 오르며 외국 자본이 대거 이탈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후유증인 ‘밸리(valley) 효과’로 중국 경제의 경착륙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이 다소 둔화되기는 하겠지만 올림픽 이후에도 고성장의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표민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얼마 전까지는 중국이 올림픽 이후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올림픽 후 경제붕괴는 아니라도 경제침체 가능성이 있으며 부동산 버블붕괴-부실채권 증가-금융권 부실 심화-금융권 대출 축소-투자감소-경기하락의 악순환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경제는 올림픽을 앞두고 물가상승과 성장둔화라는 두 가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0월 이후 절반가량 폭락하면서 90% 이상의 주식투자자가 손해를 봤으며 미국의 포브스지는 중국증시의 바닥을 1,200선으로 전망하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6,000포인트를 회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시장도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최근 정부의 강력한 거래규제와 핫머니 유출 조짐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 5월 전국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가격이 4월 대비 각각 0.6%포인트와 1.5%포인트씩 내렸다. 특히 중국은 요즘 올림픽을 전후해 핫머니의 대량 유출이 발생해 금융 리스크가 증폭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리타오쿠이(李稻葵) 칭화(淸華)대학 교수는 “통화당국은 올림픽을 전후해 자금의 역류현상이 나타날지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대규모의 자금역류가 시작될 경우 자본시장은 물론 국가경제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현재 중국 내 유입된 핫머니는 1조7,5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중국의 외환보유액인 1조6,822만달러보다 678만달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세계경제의 둔화도 큰 부담이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의 장규호 차장은 “세계 유수의 거시경제 전망기관들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9%대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고성장에 익숙한 일반 중국인들에게 성장률의 급격한 감속으로 인한 체감충격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올림픽 이후 경제 경착륙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하이 지점의 스티브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황금기는 끝났다”며 “중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할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림픽 이전 달아올랐던 경제가 그 반작용으로 빠르게 경기가 가라앉는 ‘밸리효과’의 발생 가능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1963년 10.6%,1964년 13.3%의 고성장을 기록하다 올림픽 이듬해인 1965년 성장률이 5.7%로 떨어졌고 한국의 성장률도 1988년 11.4%에서 이듬해 7.8%로 하락했다. 이에 비해 중국 정부와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올림픽 이후 성장이 둔화되겠지만 올림픽으로 인한 후유증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판강(樊綱) 통화정책위원은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가 빠르고 건전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린이푸(林毅夫) 세계은행 선임 부총재도 “중국은 경제규모가 크고 올림픽 이후 각종 세계적인 행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올림픽 개최국과 달리 경기침체를 겪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에 형성될 수 있는 이상기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중국 인민대 초빙교수 등을 지낸 정덕구 동북아연구재단 이사장은 “최근 북경 관변의 경제전문가들이 모인 인사이드 미팅에 가면 올림픽 후 경제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하며 “차이나 쇼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경제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 대비책을 강구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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