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에 대한 아이칸 연합의 공격을 계기로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대형 인수.합병(M&A) 관련주들이과연 기대만큼 달아오를 수 있을까.
하지만 KT&G처럼 적대적 M&A 관련주 뿐 아니라 대주주가 매각 작업을 진행중이거나 매각방침을 밝힌 대형 매물들 대부분이 이런저런 재료노출과 부담요인 등으로 여전히 연초대비 낮은 주가를 보이는 등 뚜렷한 움직임은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 KT&G '판세'는 그려졌다(?) = 아이칸의 공격이 시작된 이래 국내 증권사들은 KT&G를 중심으로 연이어 주요 종목들의 지분율과 주가 평가 수준, 시장 분위기 등을 토대로 보고서와 코멘트를 쏟아내며 M&A주 열기를 조성하려 애써왔다.
하지만 이런 '판세분석'들이 아직 시장의 대규모 열기를 불러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KT&G의 경우 자산가치가 극대화될 경우 8만원선까지 상승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왔고 아이칸측도 KT&G 경영진이 적정주가로 본다는 7만원선 이상에서 매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흘렸지만 주총을 앞둔 주가 움직임은 그리 신통치 않다.
지난 9일 5만7천원대를 단기 고점으로 KT&G의 주가는 나흘간 하락흐름을 유지하다 16일 오전 11시 현재 2.57% 반등, 5만5천원대를 겨우 회복한 정도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현상이 국내 은행과 국민연금 등의 현 경영진측 지지표명,해외주주들의 의결권 대리신청 기한을 둘러싼 해프닝, 그리고 아이칸측의 주총결의금지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의 기각 판결 등으로 주총의 판세가 이미 그려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측이 현재 입장이 파악되지 않은 해외 주주를 대상으로 열띤 위임장 대결을펼치고 있지만 이번 주총에서는 1명 정도의 아이칸측 사외이사가 선임되는 선에서끝날 가능성이 높아 주총 이후 양측의 강도높은 대립국면이 펼쳐질 때까지는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미국의 투자펀드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이 지분율을 7%대로 끌어올리면서 KT&G와더불어 M&A 타깃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던 POSCO는 조정장속에 주가가 지난 13일에 이어 이날 다시 사상 최고점을 뚫는 저력을 과시했지만 POSCO의 강세가 M&A 가능성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현대증권은 이날 POSCO의 목표가를 27만원으로 올리면서 "취약한 지분구조로 M&A가 거론되고 있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주가는 철강 경기, 원료수입 협상 결과,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계획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은행,대우건설도 기대 이하 = KT&G와 POSCO 외에 다른 M&A 관련주들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주주 론스타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진행되고 있는 외환은행은 설익은 기대감속에 연초 1만5천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이날 오전 시장에서사흘만에 가까스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1만2천원대에 머물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애널리스트는 "론스타가 매각가에서 높은 프리미엄에 집착할 상황이 아닌 것으로 뉴스흐름이 형성되고 있어 가격 때문에 매각일정을 늦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와 함께 목표가 1만4천300원에 '보유'견해를 제시했다.
대우건설도 연초 주가가 1만5천원대에 달했던 점과 이후부터 6개 컨소시엄간 인수경합에 진행중인 것에 비하면 큰 관심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 1만1천원대까지 추락했던 대우건설의 주가는 이후 반등세를 보였지만다시 하락세로 접어들며 이 시간 현재 2.24% 하락한 1만3천100원을 기록, 1만3천원선 지지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비해 오는 27일 매각공고를 앞둔 LG카드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공고및 매각 일정을 밝히기 전인 지난 7일부터 상승흐름을 지속, 5만원대를 넘어서며 다소간 매기가 형성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