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천연가스(CNG) 시내버스가 운행도중 도심 한복판에서 폭발해 승객과 행인 17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9일 오후 4시57분께 서울 성동구 행당동 행당역 주변에서 송모(51)씨가 몰던 241번 천연가스 시내버스가 신호정지에 걸려 속도를 줄이던 중 폭발해 승객 등 17여명이 중ㆍ경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40대로 추정되는 여성 승객 1명이 크게 다쳤고 안모(25)씨 등 16명은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사고 버스가 행당동에서 무학여중 방향으로 주행하다 행당역 4번 출구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폭발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소방대원과 경찰관 80여명이 현장에 긴급 출동해 구조자를 응급처치하고 인근 4개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안모씨 등 일부 승객은 한양대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 가운데 40대로 추정되는 여성승객 한 명은 오른쪽 발목뼈가 드러나는 중상을 입었다. 이밖에 다른 승객은 순천향대 병원 등에서 검사를 받았다.
목격자 손모(44)씨는 "버스에서 '펑'하는 소리가 매우 크게 들렸고 5초 정도 연기가 솟았다. 발목을 심하게 다친 아주머니가 한 명 보였고 운전기사는 온몸에 먼지를 덮어쓴 채 버스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버스가 신호 대기 중 버스 중간 부분에서 `펑'하는 폭발음이 들렸다"는 목격자의 말을 토대로 연료통이 폭발해 사고가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자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현재 사고 버스와 동일한 CNG 버스는 7,200여대가 운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2년 천연가스 버스가 도입된 이후 2007년 경기도 구리시 인근 북부간선도로를 달리던 시내버스의 CNG 연료필터에서 가스가 누출돼 화재로 차량이 모두 불에 타는 등 5건 가량의 천연버스 가스폭발 사고가 일어난 바 있다.
압축된 천연가스를 동력으로 하는 천연가스버스는 일반 경유버스에 비해 대기오염 발생량이 10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아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각광을 받아 왔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노후화된 연료통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빠른 시일 내에 서울 시내버스 전체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