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규 지음, '이슈 포인트'캐리커처라는 그림 양식이 있다. 어떤 인물의 특정 부분을 과장하여 표현함으로써 비판의 효과를 높이거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매우 유용해서 신문ㆍ잡지 등 인쇄매체에서 즐겨 사용한다.
그 캐리커처가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그것도 서양화가의 근사한 붓놀림에 신랄한 에세이까지 덧붙여서. '이슈포인트'는 화가 강형구씨가 그리기와 쓰기를 도맡은 작품이다.
본시 캐리커처 자체가 작가의 주관이 상당히 개입되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여기에다 주관적인 글이 더해져 인상비평의 전형을 보여준다. 물론 그런 만큼 인상비평의 매력인 '재미'는 넘친다.
'김종필'편을 보자. 저자는 골프장을 배경으로 인자한 웃음을 짓고 있는 JP의 커리커쳐를 그려놓고, 그를 욕심을 버릴줄 아는 지도자로 추켜세운다. 그리고는 "제발 우리 곁을 떠나지 말아 주시오소서"라고 진담인지 농담인지 아리송한 촌평을 적었다.
또 '전두환'편에서는 "전 대통령은 자신감 하나는 국민에게 심어주려고 했다"고 칭찬한다.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맥락이긴 하지만 주위의 논박을 두려워 하지 않는 과감한 표현이다.
저자 자신의 커래커처(사진)를 담은 '강형구' 편도 따로 할애하고 있다. "성숙을 바라는 성숙하지 않은 나"라고 스스로를 평하면서, 물에 빠진 여인을 구하는 스님의 일화를 빌어 세속을 초탈하고픈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김종필ㆍ전두환 등 다소 도발적인 인물평도 있지만, 이 책에 실린 180여명은 대체로 그 인물의 특징을 재치 있게 끄집어내, 기지 넘치는 토막글로 공감을 일으킨다.
저자는 "180여 명의 내로라 하는 분들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하는 나의 월권이 가장 부끄러웠고 괴로웠다"면서도 "(대상 인물이)최소한 1,800명은 돼야 했다"며 아쉬움과 함께 의욕을 내비쳤다.
문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