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 분야 특허권을 둘러싸고 국내기업에 대한 일본업계의 공세가 심화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전자산업 관련 국내 기업에 특허소송 등을 제기한 일본기업은 마쓰시타와 후지쓰를 비롯, 도시바ㆍ코닥ㆍ히타치ㆍ미쓰비시ㆍJVCㆍ후나이 등 10곳에 육박한다.
지난 4월 후지쓰가 삼성SDI에 특허료를 요구하면서 촉발된 PDP 분쟁은 올 한일간 특허분쟁의 시발점이 됐으며 5월에는 위성DMB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도시바가 삼성전자ㆍLG전자ㆍ기륭전자ㆍ현대오토넷 등을 상대로 단말기 가격의 2%를 로열티로 내도록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이 분쟁은 결국 국내기업 주장대로 판매수량에 따라 로열티를 차등 지급하는 ‘수량정액제’가 적용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도시바는 로열티를 받아내는 실리를 얻었다.
최근 전자산업 부문의 시장점유율과 기술확보를 놓고 한일간 경쟁구도가 심해짐에 따라 분쟁이 재발되는 추세다. 9월 가전기업인 후나이가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상대로 VCR 자기기억장치 관련 기술 등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분쟁을 일으켜 아직까지도 봉합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또 이번에 LG전자와 마쓰시타간 PDP 분쟁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한일간 기술분쟁은 진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재관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정보서비스팀장은 “최근 한일간 특허분쟁은 전자산업 분야에서 원천 및 양산기술 개발에 대한 한국의 추격을 견제하면서도 또 한편으러는 로열티를 챙기려는 일본기업들의 치밀한 계산 아래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정부ㆍ기업간의 체계적인 공동대응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