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거짓말쟁이 '꼼짝마'

이메일, 채팅 등의 단어 분석해 거짓말 탐지

기사요약 메신저, 이메일, 채팅 등 온라인 텍스트에 쓰인 거짓말을 잡아낼 수 있는 ‘디지털 거짓말 탐지기’가 미국 코넬대학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피의자의 심장 박동 수나 땀의 양 등으로 심리상태를 분석, 거짓말 여부를 가려내는 ‘거짓말 탐지기’는 이미 범죄수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메신저, 이메일, 채팅 등과 같이 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거짓말을 잡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사기꾼, 성 범죄자, 신용도용범, 심지어 테러리스트까지 일반인과 똑같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미국 코넬대학의 제프 행콕 교수 연구팀은 이처럼 인터넷상에 범람하는 거짓말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으로부터 68만 달러(약 6억5,000만원)를 지원받아 온라인 텍스트에 쓰인 거짓말을 잡아낼 수 있는 ‘디지털 거짓말 탐지기’를 개발했다. 이 탐지기의 특징은 오로지 단어와 문장을 분석, 메시지의 진실성을 파악한다는 것. 이를 위해 연구팀은 거짓말의 정도를 측정하는 인스턴트 메시징 시스템을 개발, 1만여 개의 메시지를 분석함으로서 디지털 거짓말의 패턴을 밝혀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1인칭보다 3인칭 표현이 많으며, 부정적 감정과 관련된 단어의 사용 빈도가 높았다. 또 일반인에 비해 문장 내 단어의 사용률도 평균 28% 많았다. 행콕 교수는 “이는 모두 거짓말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며 “3인칭을 통해 보편성을 확보하고 많은 단어로 치장해 의심을 차단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거짓말 탐지기는 바로 이러한 기준을 토대로 거짓말이라고 판단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모니터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띄운다. 현재의 디지털 탐지기는 ‘차가 막혀 늦었다’는 등의 일상적 변명을 잡아내는 정도에 불과하지만 연구팀의 과제는 테러리스트나 사기꾼들의 정교한 거짓말도 탐지 가능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 애리조나대학 인간커뮤니케이션학과의 주디 버군 박사는 “지금은 사람들이 거짓을 말할 때 언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밝혀내기 시작한 단계”라며 “앞으로는 대화의 종류에 따라 거짓말을 가려내는 맞춤형 거짓말 탐지 시스템이 개발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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