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대여계좌 등 불법 금융투자시장 외국계 자금 침투

선물대여계좌 등 국내 불법 금융투자시장에 외국계 자금이 투자된 사실이 사법당국 수사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영등포경찰서 지능팀은 불법 금융투자 업체 'TD스톡'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TD스톡은 선물대여계좌와 주식매입자금 대출 등 무인가 영업행위로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곳으로 사이트가 국외 서버에서 운영된다. 실질 소유주도 외국인으로 국외 자금이 대거 투자된 정황이 수사과정에서 포착됐다. 특히 금융투자 업계 일각에서 "외국계 자금이 자금세탁을 위해 국내 불법 금융투자시장에 유입된 '검은 돈'"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국내 검찰에서도 최근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 측은 "내사 중이거나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밝힌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한 관계자는 "TD스톡의 경우 앞서 광고비로만도 1,000만원가량을 투자하는 등 기존 국내 불법 금융투자회사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며 "국내 불법 금융투자회사 대부분이 지금껏 소규모 국내 자본만으로 영세하게 운영돼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감독 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는 금융감독원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이라며 "사이트가 국외 서버에서 운영되고 있고 또 실질 소유주이자 운영주체인 외국인의 최근 출입국 기록도 명확하지 않아 수사에 다소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물대여계좌나 주식매입자금 대출 등 TD스톡이 다소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영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증권회사 근무경력이 있는 국내인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물대여계좌=불법 금융투자 업체가 선물거래를 위해 증거금을 미리 납부하고 개설한 계좌. 업체들은 선물거래에 필요한 증거금 납입을 회피하려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이 계좌를 빌려주고 수수료 등을 받는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주문이나 자동주문 시스템, 인터넷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대여행태를 변경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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