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문재인 대표 '공무원연금 개혁' 공감

문재인 대표 "5월2일 여야 합의 시한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
■ 박근혜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
"연소득 5500만원 이하 연말정산 손해 없을 것"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우리에게 다가오는 제2의 중동 붐을 제2의 한강의 기적으로 연결해 경제도약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내부 준비가 잘돼야 하고 정치권의 협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청와대에서 회동해 "중동 순방의 결실들이 국민과 기업들에 더 큰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해 경제가 크게 일어나는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대표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이 문 대표와 만나는 것은 지난 대선 이후 2년3개월 만이다.

이날 회동에서 박 대통령과 문 대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총론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실행방안과 각론에서는 입장차를 보이며 대립했다.

박 대통령은 중동 4개국 순방 성과를 설명하며 우리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투자 유도, 고용창출 등을 위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며 문 대표의 협조와 지지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수출중심 경제정책은 실패한 만큼 서민중심의 경제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문 대표는 "정부의 경제정책은 부동산 활성화, 금리 인하 등 단기부양에만 의존하고 있다"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주는 근본대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이번 회동에서 문 대표가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작심한 듯이 강한 톤으로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기업성장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공약은 파기됐고 수출중심 경제는 심각한 내수부진으로 이어져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경제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가 민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저임금 인상 △법인세 인상 △전월세상한제 도입 △가계부채 대책 마련 등 4개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대표는 "최저임금이 기본생활을 할 수 있는 만큼 올라야 한다.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털어서는 안 되며 법인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현재 22%인 법인세 인상을 주장했다.

또 "전월세가 폭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크다. 세입자들의 주거난을 해결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특단의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남북관계에 대해 "남북경협은 전 세계에서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으로 박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대박 꿈도 남북관계 개선에 달려 있다"면서 "임기 중에 성과를 내려면 올해 안에 남북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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