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청약 의무화 유명무실

은행통한 접수 기피…10월 3건·11월 9건 그쳐

신규 분양시장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개 청약이 의무화 됐지만 건설사들이 은행을 통한 청약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률 등이 명확히 공개되는 은행 청약보다는 견본주택 등에서 자체 접수를 받는 사례가 급증, 분양시장 질서를 혼탁케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5일 국민은행 등 금융기관에 따르면 은행을 통해 청약이 이뤄지는 동시분양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의 개별 분양 단지 중 금융기관 청약 건수는 극히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별 금융기관 아파트 청약 건수를 보면 11월에는 수도권 7개 단지, 지방 2개 단지 등 9개 단지에 불과했다. 10월에는 수도권 2개 단지, 지방 1개 단지 등 3개 단지, 그리고 9월에는 4개 단지만 은행을 통한 청약이 이뤄졌다. 실제 부산, 천안 등에서 최근에 선보인 아파트의 경우 90% 이상이 견본주택에서 자체 접수를 받았다.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올 4월 이후 단 3건만 은행을 통해 접수가 진행됐다. 은행을 통한 접수 감소는 당첨자 명단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은행을 통한 접수시에는 자동적으로 금융결제원에 당첨자 명단이 수록된다. 반면 자체 접수는 건설사가 금융결제원에 당첨자 명단을 통보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재당첨 제한을 받는 1~3순위 당첨자를 미계약 분 계약자로 전환하는 등 원장 정리를 해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 금융결제원의 한 관계자는 “현행 법상 사업 주체가 은행과 자체 접수 중 택일 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최근 들어 자체 접수가 늘고 있다”며 “분양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볼 때 자체 접수 급증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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