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동 양육부담 사회공동체가 공유해야"

정부지원 미미.효과 한계..다양한 가족형태 수용 여건조성 필요

정부가 입양의 날(11일)을 맞아 입양 아동에 대한 지원책을 내놓는 등 입양 활성화에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리 사회의 뿌리깊은 `반(反) 입양 정서'에다, 입양 아동 양육에 대한 사회 공동체적 분담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 아동의 절반 이상이 해외로 입양되는 등 `고아 수출국'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실태 = 아동 입양은 2001년 4천206명, 2002년 4천59명, 2003년 3천851명, 2004년 3천912명, 2005년 3천562명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만 해도 해외 입양이 59%를 차지했다. 그만큼 국내의 입양 문화가 척박한 현실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특히 장애 아동의 경우 해외 입양이 2001년 743명, 2002년 827년, 2003년 649명,2004년 705명, 2005년 737명인 반면 국내 입양은 2001년 14명, 2002년 16명, 2003년20명, 2004년 7명, 2005년 27명에 그쳤다. 장애아가 국내에 입양되는 비율이 2.24%에 불과한 실정이다. 국내 입양의 경우 여아 편중 현상이 뚜렷하다. 국내 입양 아동 가운데 여아가 2002년 62.7%, 2003년 65.3%, 2004년 69.9%, 2005년 67%로 3분의 2 안팎을 차지하고있다. 여아가 키우기 쉽다는 인식과 함께 호적에 올리더라도 그 부담이 적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해외 입양은 2002년 41.7%, 2003년 40.2%, 2004년 38.7%, 2005년 35.6%에그쳤다. 국내 입양 부모의 직업으로는 회사원이 39.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영업자(38. 4%), 공무원.교사.군인(8.2%) 등의 순이었다. 소득 수준별로는 월소득 340만원 이하가 58%로 나타났다. ◇ 정부 대책과 문제점 = 정부는 국내 입양 확산을 위해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아동 입양 가정에 대해 매달 10만원의 양육비를 지급하는 방안을추진하고 있다. 입양시 입양 장려금으로 200만원을 일시불로 지급하고 입양 아동이취학 전에 유치원이나 보육시설 등을 이용할 때 매달 15만-3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입양 초기 양부모와 입양 아동의 친밀도 제고 등을 위해 양부모에게한달 정도의 입양 휴가를 주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시각이적지 않다. 우선 입양 아동을 키우는 데 드는 양육.교육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입양을 희망하는 부모의 상당수가 노후 준비 등으로 경제적으로 빠듯한 30대 후반에서 40대초반의 연령층에 포진해 있는 것도 입양 저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한 입양 전문가는 "입양에 대한 사회 공동체적 분담 노력 없는 정부의 제한적지원만으로는 국내 입양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취학전 보육비 지원 등의 경우 이미 지난해 추진했다가 예산을 배정받지못해 전면 유보됐다. 이번에도 예산을 100% 확보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게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장애아동을 입양할 경우에도 양육비(매달 52만5천원)가 18세 까지만 나오는 데다, 재활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도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입양홍보회 한연희 회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양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으나 양육.교육비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입양에 따른경제적 부담을 대부분 입양 부모가 떠안고 가야 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또 "최근 들어 공개 입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가 다양한가족 형태를 자연스럽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홍보와 교육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