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악화는 당장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영업을 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낸 기업(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의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23.5%에서 올 상반기 28.4%로 4.9%포인트나 높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교역조건 악화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에도 치명타를 안기고 있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12.3%였다. 올 상반기에는 9.2%로 3.1%포인트 낮아졌다. 즉 지난해에는 1,000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123원을 벌었다면 올 상반기에는 수익이 92원으로 줄었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것은 수입물가 상승세 속에서 고가의 수출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간의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역조건 악화는 기업의 양극화 현상에도 일조하고 있다.
기업 수익분포의 불균등 정도를 기업의 경상흑자를 토대로 분석하면 올해는 상위 5% 그룹이 경상흑자의 80%를 창출했다. 기업간에 심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위 10% 기업의 이자보상비율과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